파리바게뜨 임원 17일 구속영장 심사

2023-11-15 11:31:08 게재

'노조 탈퇴 종용' 혐의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압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계열사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PB파트너즈 전무 정 모씨와 상무보 정 모씨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PB파트너즈는 SPC그룹 계열사로,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채용·양성 등을 담당하는 업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 이들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정 전무는 2021년 3월께 민주노총 노조원 명단을 사내 다른 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동조합과 전국 사업부로 넘긴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있다. 검찰이 파리바게뜨 부당노동행위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부당노동행위가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다수가 가담한 데다 증거 인멸도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PB파트너즈의 노조 파괴 행위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접수했다. 사측이 협박과 회유로 탈퇴를 종용했을 뿐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을 탈퇴시킬 때마다 중간관리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황재복 PB파트너즈 대표이사 등 28명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12일 SPC그룹 본사와 PB파트너즈 본사 등을, 같은달 30일 SPC그룹 내 허영인 회장 사무실 등을 연달아 압수수색하고 다수의 관련자를 피의자·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SPC그룹 경영진을 비롯한 '윗선'이 PB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관여했는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노조 탈퇴 압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PB파트너즈 임원들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그룹 차원의 관여 여부를 추궁할 방침이다.

서원호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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