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교도소까지 번진 마약

2023-11-23 11:38:08 게재

비대면 처방받아 반입

교정시설 내에서 유통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중이던 A씨는 외부 의사에게 비대면 처방을 받아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타르타르산염 성분이 들어있는 스틸녹스를 처방받아 구치소에서 마약류를 복용한 사실이 뒤늦게 들통났다. 형기를 마친 A씨의 범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검찰은 다시 재판에 넘겼고 지난 8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8단독 이지훈 판사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올해 4월 정읍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수용자 4명에 대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수용자 B씨가 처방받아 보유하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인 플루니트라제팜(루나팜정)과 스틸녹스CR 등을 나눠 흡입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교도관이 투약 등을 감독하는데 몰래 빼돌린 뒤 수용시설 내에서 가루로 만들어 코로 들이마시는 이른 바 '코킹' 방법으로 함께 흡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다른 수용자가 신고하려 하자 폭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판결이 확정되면 종전에 선고된 징역형에서 추가로 형기를 마쳐야 사회로 돌아온다.


마약 범죄로 검거된 이들이 구치소와 교도소에서도 마약류에 손을 대는 상황이다.

2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교도소에서도 '좀비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 반입 시도가 있었다. 교정당국이 우편물 안에 숨겨진 펜타닐 3g을 발견한 뒤 공범 등 11명을 지난 20일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교정당국은 8월에는 서울구치소에서도 수용자간 마약 매매 알선 행위를 적발했고, 9월 인천구치소에서 신입수용자 물품에서 메스암페타민을 적발한 바 있다.

일부 교정시설 수용자들은 지병 등을 이유로 외부 의사들에게 비대면 처방전을 받아 약품을 반입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정시설 내에서 수용자간 수법 전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반입된 향정신성의약품은 보관(영치)돼 있다가 교도관 등의 감시를 받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교도관 등이 보는 곳에서 복용한 것처럼 속인 후 빼돌린 약품을 동료 재소자들끼리 유통·거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교정시설 내에서 약물 유통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 실제 2016년 목포교도소에서는 동료 수용자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린 뒤 다른 수용자에게 이를 먹인 후 성추행을 한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정보수집 활동과 함께 수용자 거실검사 활동을 수시로 실시하고 교정시설 내 마약류 보관·반입물품 검사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마약사범 치료 프로그램 개선, 마약사범 전담 재활 교정시설 운영 등 마약사범에 대한 재활치료에도 공을 기울이기로 했다.

서원호 오승완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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