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내벤처 '보고플레이' 법정관리 인가

2023-12-04 11:12:17 게재

법원 "부채 538억원 중 151억원 10년 분할변제"

'보고플레이'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았다.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한 지 7개월만이다. 보고플레이의 총부채 538억원 가운데 151억원(29%)은 10년에 걸쳐 현금 분할상환하고, 나머지는 출자전환(71%)하는 내용이다. 기존 주주에 대한 변동은 없으나 출자전환 후 주식은 20주를 1주로 병합해 자본감소 효력이 나타나도록 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법인회생합의17부(양민호 부장판사)는 지난 1일 보고플레이에 대한 회생계획을 인가했다.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 운영업체이다. 특히 페이백(환급) 등 최저가 전략으로 가입자를 100만명 넘게 늘리면서 3년 새 4배가량 성장했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 3월 3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조사위원이 지난 3월 20일 실사한 조정결과에 따르면 보고플레이의 자산 총계는 15억3600만원인 반면 부채 총계는 538억3900만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523억300만원 초과한 상태다.

또 보고플레이의 계속기업가치는 181억1900만원이고, 청산가치는 13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168억1900만원 높게 조사됐다.

특히 보고플레이의 부채는 담보부채(회생담보채권)는 없고, 모두 신용(회생채권)부채인 점이 특징이다. 보고플레이가 최대한 많은 입점업체와 소비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판매가의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과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출혈경쟁을 한 결과로 알려졌다.

보고플레이는 입점 업체에 줘야할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각 카드사 별로 결제취소가 밀리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채권자는 삼성카드 외 423명에 이른다.

법원은 보고플레이의 회생채권(부채)에 대해 71%는 출자전환하고 29%는 10년에 걸쳐 현금 변제하도록 했다. 다만 국세 등 체납세금에 대해서는 3년간 가산세를 포함한 균등금액으로 100% 현금 변제하도록 했다.

또 법원은 기존주주의 권리 변경 없이 신주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출자전환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 출자전환 채권액 1000원을 액면가 1000원의 상환전환우선주 1주로 발행한다. 다만 출자전환 후 주식병합은 액면가 1000원으로 20주를 1주로 병합한다. 출자전환 후 주식 병합에 따른 자본감소 효력은 출자전환에 의한 신주발행의 효력발생일로부터 1영업일에 발생한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종업원 및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자 했다"며 "채무자의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하는 균형점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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