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바비큐 레스토랑 ‘철든놈’

2014-04-22 09:19:24 게재

한국식 바비큐의 혁명, 이색 분위기로 날개 달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5만 명이 넘는다는 강남역. 특히 이 일대 뒷골목에는 수많은 음식점과 주점 등이 꽉꽉 들어차 있다. 이 많은 곳 중에서 어디를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다 강남역 주변 줄서서 먹는 맛 집을 검색해 보았다. 리포터에게 한눈에 포착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이곳 ‘철든놈’이다.

청년 벤처사업가가 운영하는 강남역 핫 플레이스
강남역 12번 출구에서 직진하다 먹자골목으로 좌해전해서 30여 미터쯤에 자리하고 있는 ‘철든놈’은 입구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플랜카드 문구가 시선을 붙잡는다. 간판자리에 걸린 하얀색 현수막에는 ‘구이의, 구이에 의한, 구이를 위한 구이혁명가 철든놈’이라고 적혀있다. 링컨의 연설문을 각색한 문구가 제법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곳은 바비큐구이기 전문 벤처 운영자이자 자칭 구이혁명가라는 청년 창업가 이정진· 박경준 대표가 문래동, 명동을 찍고 입성한 ‘철든놈’ 강남역 직영점이다.
2012년 문래동 철공소 단지에 바비큐구이전문점을 시작으로 가히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3년 4월 명동 근처인 을지로에 ‘제1공장’이라는 이름으로 확장 이전한 데 이어 12월 강남점을 오픈한 ‘철든놈’은 평일 저녁에는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정도로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핫 플레이스이다.

철공소 콘셉트의 스토리가 있는 공간
구이혁명가 ‘철든놈’의 강남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기상천외한 인테리어에 눈이 번쩍 뜨인다. ‘철든놈’의 제2공장이라고 명명한 것처럼 이곳의 분위기는 어수선한 철공소 같기도 하고 여느 공장 같기도 하다. 독특한 콘셉트의 이곳은 창업자인 두 청년이 불판 연구, 개발에 몰두했던 작업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일반적으로 그림이 걸려 있을 레스토랑 벽면에는 스패너, 드라이버, 드릴, 로프 등 수십 종류의 공구가 디스플레이 돼 있다. 또 한쪽 벽면 진열장에는 작은 액정 화면에 ‘철든놈’이 만들어진 과정과 TV에 나갔던 영상들이 돌아가고 있다. 홀 안쪽에는 구이기 제작 현장을 방불케 하는 각종 구이기와 공구, 부품들이 어수선하게 자리한다. 이 모든 게 구이기공장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연출이다. 어딘지 투박하지만 공사 현장의 생동감이 살아 있는 이곳은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공구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듯하다.

연기 안 나는 깔끔한 구이기가 압권
이 집에서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특허출원 한 구이기이다. 작은 오븐처럼 보이는 이 구이기는 구이혁명가들이 한국형 바비큐 문화를 선도할 실험대로 4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이 집만의 비장의 무기이다. 이 구이기의 특징은 연기가 나지 않고 참나무 숯불 향이 진하게 배어 나와 바비큐 꼬치구이 특유의 맛을 살렸다는 점이다.
이 집 대표 메뉴인 철부지목살 꼬치구이를 주문해 구워보았다. 구이기 안에 참숯이 붉게 타고 있지만 측면 열을 이용한 탓인지 연기가 나지 않았다. 2~3번 꼬치를 돌려 고기가 알맞게 익는데 소요된 시간은 겨우 2~3분. 기름기가 잘 빠져 갈색으로 변신한 도톰한 꼬치구이를 먹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기 맛이 바삭하면서도 담백하다. 박경준 대표(30세)는 바비큐의 인기비결에 대해 “기름이 숯에 떨어지지 않아 연기가 나지 않고 주변에도 튀지 않아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점이 어필 된 것 같다”며 “바비큐의 맛과 향은 초벌구이로 고기에 향을 입히는 훈연방식의 노하우에 있다”라고 말한다.

담백한 목살, 삼겹살 꼬치구이가 인기
‘철든놈’의 대표 메뉴는 철든 삼겹살과 철부지 목살(8,000원)이다. 1차 참나무 장작 향으로 초벌구이 한 도톰한 돼지고기는 꼬치에 꼽혀 나와 굽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고기만으로 단조롭다면 새우꼬치인 철새와 파인애플 꼬치도 섞어 먹으면 별미이다. 이 집 바비큐 메뉴에는 샐러드가 안성맞춤이다. 자체개발한 소스로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오리엔탈 샐러드가 가장 인기. 면 종류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개발한 최근 출시한 샐러드파스타도 반응이 좋다. 현재 이 샐러드파스타(저녁, 12,000원)는 출시 기념으로 오전부터 저녁 5시까지 고기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기만으로 출출하다면 부추로 맛을 낸 부비부비밥(4,000원)을 곁들여 먹으면 든든하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재미와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철든놈’은 평일 저녁에 특히 붐비며 그나마 평일 점심과 금, 토, 일 저녁이 좀 한가한 편이니 감안하고 찾아가는 게 좋겠다.

위치 강남구 역삼동 649번지(강남역 12번 출구 인근)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1시
주차 불가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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