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달리기는 제 인생이죠.”

2014-05-01 08:00:41 게재

임춘애의 무료건강 달리기 교실

송파 주민과 함께 뛰는 금메달리스트

송파구가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7시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 광장에서 전 육상국가대표 임춘애 선수와 함께 하는 무료 건강 달리기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금메달리스트에서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로 나선 임춘애 선수를 만나 보았다. 

올바른 자세로 달리기 위한 보강훈련 강화
토요일 주말 이른 아침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앞 광장에는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40여 명 모여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주로 중장년층이 많다. 3월부터 시작해서 한 달여가 지나 꾸준히 인원이 늘고 있다. 스트레칭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 가운에 임춘애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달리기 하는 사람은 많은데 자세가 안 좋은 경우를 많이 봤다. 팔이 너무 올라오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 ‘오래달리기’이다보니 자세에 중점을 둔다. 팔 위치라든가 다리 모양이라든가 처음에 바른 자세로 배우면 오래오래 건강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된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자 다 같이 올림픽공원을 뛰어 돌기 시작했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아 도착한 곳은 가족놀이동산 근처의 언덕이다. 이곳에서 오늘은 언덕 오르기 연습을 통해 달리기에 필요한 보강훈련을 한다. 임춘애의 무료건강달리기 교실을 함께 지도하는 박우상 감독은 임춘애 선수의 코치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오늘 기초체력 위주로 전신체력훈련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다른 달리기 동호회 같은 경우에는 같이 어울려 뛰기에 초점을 맞추지만 올림픽공원엔 잔디가 있어 보강훈련을 넣고 있다. 보강훈련을 통해 근력을 만들어서 뛸 때 부상이 없도록 해준다.”고 임춘애 선수는 말한다.

금메달 땄던 때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임춘애 선수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운동하기를 쉬지 않는다. 86아시안게임 세 종목(800m/1500m/3000m)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땄던 18살 그 때를 지금 돌아보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때를 어제처럼 기억해요. 무명인에서 유명인으로 달라지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름을 의식하는 것 때문에 조심하면서 살아오기도 했어요.”    
대학교 3학년 때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25살에 결혼해 가정을 꾸려 지금은 21살인 큰 딸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쌍둥이를 두고 있다. 어린 나이에 세상에 알려져 느끼는 외로움을 위로받고 싶고 남한테 주목받기 보다는 한 사람한테만 주목 받고 싶은 마음에 내린 결정이었다. 너무 이른 결정이었지 않나 후회도 된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의 얼굴이 행복해 보인다. 
고된 훈련과 연습으로 뼈가 튀어 나온 발을 보며 못 생기고 예쁜 구두도 못 신는다고 투덜대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 발이 제일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감사하게 된다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인생의 중반에서 매사를 감사하게 되었다는 그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아마도 무료 건강 달리기 교실에서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것도 그런 나이에서 오는 연륜과 여유가 작용했으리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임춘애의 무료 건강 달리기 교실은 오는 12월까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앞 광장에서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열린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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