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의 보고 장어(長魚) 음식인가 보약인가

2014-06-13 09:51:18 게재

6월의 맛이야기 - 장어

보양식의 으뜸인 장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6월의 낮 기온이 한여름 못지않다. 흘리는 땀만큼 몸 속 에너지도 빠져나가는 듯하다. 보양식이 생각나는 이 때 이것만한 것도 없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몸을 보하는 음식으로 이것을 많이 먹었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한 생명의 힘을 느끼게 하고 효능이 뛰어나 음식이 아니라 보약이라 불렀다. 비늘이 없고 모양새가 막대처럼 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장어(長魚)! 6월이 제철이기도 한 보양식의 으뜸인 장어를 소개한다. 


 

종류 다양한 장어, 영양 그 자체네
  장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민물장어인 뱀장어를 비롯해 갯장어 붕장어 먹장어 등이 있다. 뱀장어는 유생기 때 강으로 올라와 생활한 후 산란을 위해 자신이 태어난 심해로 돌아가 알을 낳은 후 죽는다. 먹장어는 생김새가 혐오스러워 우리나라에서만 먹는데, 껍질을 벗겨내도 한참동안 살아서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보고 ‘꼼장어’라고 부르며 스태미너 음식으로 통한다. ‘아나고’란 명칭으로 알려진 붕장어는 구이뿐 아니라 횟감으로도 인기가 있는데, 날 것으로 먹으려면 물에 깨끗이 씻어서 핏기를 없애 핏속에 들어 있는 ‘이크티오톡신’이라는 혈액 독을 제거해야 한다. 구역질 등을 일으키는 ‘이크티오톡신’은 열에 약해 익혀먹으면 안전하다.
 장어는 여름부터 초가을이 제철인데 단백질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맛도 좋지만 영양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무게가 80g 가량 되는 장어는 같은 양의 쇠고기에 비해 거의 200배가 넘는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있다. 또 불포화 지방을 함유해 혈관이 노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막는다.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해소, 노화 방지 및 허약 체질 개선과 병후 회복에 널리 쓰인다. 다만, 장어와 복숭아는 서로 상극으로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장어를 먹은 뒤에 복숭아를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세계인이 즐기는 장어요리 일본 사람만큼 장어를 좋아하는 애호가가 또 있을까? 세계 최초로 장어 양식에 성공했고, 6월이면 장어 전문 음식점들은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어 요리는 장어 숯불구이과 장어 덮밥이다. 프랑스에선 와인이나 소금으로 비린내를 없애 샌드위치에 넣어 먹고 독일에선 ‘아르수페’라는 크림을 넣은 장어탕이 별미로 정평이 나 있다. 네덜란드는 장어훈제, 덴마크는 장어찜 샌드위치 그리고 영국은 장어젤리를 먹는다.
 우리나라도 장어찜을 비롯해 장어구이, 장어튀김, 장어덮밥, 장어탕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장어를 즐기고 있다. 장어탕은 장어를 삶은 국물에 어린 배추 고사리 숙주 토란대 등의 야채와 불린 쌀과 들깨를 갈아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한 것으로 한여름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어슷하게 썬 붉은 고추 등을 넣고 푹 끓인 뒤 먹을 때 지역에 따라 방아 잎을 넣기도 한다. 맛있는 장어구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장어의 배를 갈라 평평하게 해서 뼈를 발라내고 피를 마른 천으로 닦아낸다. 그 다음 7~8㎝ 정도로 장어를 토막 내 소금과 생강즙을 약간 뿌려 둔 후 구워야 한다. 이 때 머리와 뼈는 따로 푹 고아 양념장의 소스로 사용하면 더욱 맛있는 장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우리 동네 장어 맛 집



장어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중산동 돌담집 민물장어

 예전의 고양시 장어 맛 집이었던 돌담집이 장어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장어 전문 식당 등에서는 보통 무게가 Kg당 2~3마리 정도의 장어를 선호하는 탓에, 이보다 작은 장어는 수요가 적어 비교적 저렴하게 유통된다. 장어유통업을 오래했던 주인장이 찾아낸 장어시장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크기만 작을 뿐 맛이나 품질은 여느 장어 집과 다를 바 없다. 1인분 2만 9천원에 소금구이나 양념구이 상관없이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석쇠 한 판에 대여섯 마리가 제공된다. 장어는 주방에서 미리 구워져 나오며 소금구이는 고소하고 담백하며 양념구이는 느끼할 수 있는 장어 맛을 매콤하게 잡아줘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시래기 국과 공기밥이 2천원에 제공된다.
무한리필 1인 2만9천원/ 포장 1Kg 4만원
위치 일산동구 중산동 35-2



고창지역의 장어를 사용하는 정발산동 풍천민물장어
 장어집을 한 지 11년 정도 된 곳으로 정발고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있으며 장어를 먹으러 알음알음 찾아가는 곳이다. 고창지역의 장어를 사용하는데 풍천은 지역명이 아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 앞 고랑을 풍천(風川)이라 부르는데 밀물 때 서해의 바닷물이 이 고랑으로 유입되면서 바다의 거센 바람까지 몰고 온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됐다. 풍천장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해 입맛을 다시며 먹게 된다. 구이 못지않게 장어덮밥과 장어탕도 인기메뉴. 장어 덮밥은 간장을 발라 구운 장어의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장어탕은 더위에 지친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장어를 통째로 푹 곤 물에 부추 버섯 은행 등을 넣고 된장을 걸쭉하게 풀어 끓여 낸다.
장어 한 마리 300g 3만3천원 장어덮밥 1만5천원 장어탕 1만원
위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902-4



호주에서 온 자연산 민물장어 파주 부용
 심학산 근처 파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가는 길에 있다.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호주산 장어. 무역업을 오래하며 세계 곳곳을 다니던 신효섭 대표는 호주 사람들이 장어를 먹지 않아 강마다 장어가 많고 그 맛이 뛰어난 점을 알게 돼, 호주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수입하고 있다. 생물 상태로 항공 운송해야하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호주에서 온 장어의 우수성과 맛을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호주의 깨끗한 자연 환경 속에서 자란 탓에 크기가 크고 기름지지 않으며 인공적인 사료나 약품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다. 주문 후 살아있는 장어를 바로 손질해 상에 올리므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릴 수도 있다.
크기에 따라 100g에 8천원~1만5천원이고 먹고 싶은 양만큼 주문하면 된다.
위치 경기 파주시 동패동 624-1

박은전 리포터 jeoni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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