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중학교가 살아있다’ - 용인 신릉중학교

2014-07-01 11:26:29 게재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힘 키워주는 학교

수업혁신과 용인비전프로그램, 자기주도학습 교육이 가장 큰 견인차

‘살아있는 중학교’란 어떤 곳일까? 신갈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아늑하게 위치한 신릉중학교는 아직 10년이 채 안된 학교다. 학교 시설이 깔끔한데다 마침 학교 뒤편 작은 언덕에 만개한 들꽃을 보고 참 예쁜 학교라는 첫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보니 진정 살아 움직이는 중학교를 만난 것 같아 보람된 하루였다.

용인비전프로그램의 관내 최다 수강실적 이뤄내
사교육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가 중학교 때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주일 내내 밤 10시까지 소위 말하는 학원 뺑뺑이를 돈다. 하지만 이렇게 학원을 다니며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때문에 신릉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1학년을 대상으로 담임선생님 주도아래 주1회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강사도 초빙해 연수를 개최하는 등 작년부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야심차게 유치한 사업은 용인시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용인비전교육프로그램’이다.
‘용인비전교육프로그램’은 외부 우수강사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교과목을 강의하는 방과후 교육으로, 저소득층 학생을 우선 선발해 강의료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일반학생들은 종합반 15만 원, 단과반 5만 원 내외로 일반 사설학원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하는 교과프로그램이다. 신릉중에서는 올해 처음 실시했는데 현재 총 24개 강좌가 개설되어 있고, 325명(정원 626명)이 수강하고 있어 관내에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 중 최고 실적을 자랑한다.

모든 것을 학교에서 해결하도록
농어촌 학교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많지도 않은데 신릉중에서 용인비전프로그램의 수강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장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혜택을 주고자하는 적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용인비전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류혜경 교사는 “방과 후에 학교에서 학원 대신 2~3타임 교과 공부를 하고 집에 가면 6시입니다.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나면, 자기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죠. 학원 오가는 시간도 아낄 수 있고요. 매일 밤 10시까지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자기 공부할 시간이 있겠어요? 그런 공부는 헛공부죠. 용인비전프로그램은 사교육을 대체하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학교의 이런 신념을 학부모님께 설득시키고 동의를 얻어냈죠”라고 말했다.
죽전, 수지, 분당의 학원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학교로 오게끔 하기 위해 강사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한 달마다 철저한 강사 평가를 통해 평가가 좋지 않으면 가차 없이 강사를 바꾸기도 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중심의 교과 심화수업이라서 내신에 유리해 국어, 사회, 과학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던 상위권 아이들도 만족해한다고 한다. 수강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수업효과를 위해 한 반에 15명이 넘지 않도록 하려고 애쓰고 있다.

4년째 매해 실천하는 수업혁신
신릉중학교를 돌아보면서 가장 놀라운 점은 그 어느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과감한 시설투자였다. 컨퍼런스 룸까지 있는 도서관, 과학실, 수학실은 물론이고 국어실, 사회실까지 12개의 과목별 특별실과 수업분석실, 토론학습실 등 한 마디로 대단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각종 예산을 따오는 학교의 능력도 놀라웠지만 활용에 대한 의지 또한 매우 높은 게 인상적이었다. 이태희 교장은 2009년에 신릉중에 부임해 2010년부터 해마다 실천목표를 가지고 수업혁신을 시도해왔다. 2010년은 도서관 활용수업, 2011년에는 특별실 활용수업을 개발했다. 틀에 박힌 교과수업을 벋어나 창의적이고 입체적 수업이 되도록 교사들로 하여금 수업을 개발하여 적용하도록 했다.
2012년에는 특별실 활용과 더불어 대규모 지원을 받아 꾸민 수업분석실과 토론학습실을 활용할 방안을 세웠고, 2013년에는 본격적인 수업분석실 활용을 위해 교사 모두에게 연구수업을 해 산출물이 나오도록 하였다. 올해는 융합수업을 기치로 삼았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업이어서 2과목부터 기초적 융합연구수업을 시도해보면서 내년에 본격화할 계획이다.

<Mimi Interview 이태희 교장>
제목 : “중학교 때 자기주도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중학교 때 학원 보내 100점 받는 거 필요 없습니다. 100점은 고등학교에 가서 받는 게 진짜죠. 그런데, 중학교 때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으면 고등학교에 가서 절대 100점을 받을 수 없어요.” 고등학교에서 3학년 부장을 했던 신릉중학교 이태희 교장은 앞을 훤히 내다보는 듯 했다.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 주어야 합니다. 배려와 협동에 대한 인성을 갖추게 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워주어야 하죠.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자신의 꿈도 스스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최대한 도와주는 학교가 진정으로 살아있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태희 교장은 각종 사업을 추진해 예산을 잘 따오는 귀재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 예산을 200%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도 매우 강해 학교는 늘 살아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해마다 수업혁신의 과제를 실천해왔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이것저것 연구수업을 많이 요구해 힘들어하시죠. 하지만 다양한 수업시도로 아이들의 수업참여도가 높아지면 그게 선생님들의 흥을 돋워주는 겁니다. 그래도 저희 학교 아이들이 기본 생활교육과 인성이 잘 되어 있어서 선생님들은 수업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어요. 요즘 세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매체들을 수업에 적절히 사용하는 수업의 혁신이 있어야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교장은 고등학교 교사 출신이라서 고교진학과 대입진학에 대한 전략도 남다르다. 지난해까지 관내 10개 이상의 학교 진학담당자들을 신릉중으로 불러 설명회를 열었고, 전교생이 다 듣게 했다. 고등학교 설명회 직전에 대학입시 학부모 연수를 먼저 해서 시각을 넓힌 후 고등학교 설명회를 전략적으로 듣도록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부장을 했던 신릉중 교장의 전략적 노하우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이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학부모님들은 중학교 때부터 우리 아이가 수시스타일인지, 정시스타일인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선택도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해서 결정해야지 남들 따라 휩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입시는 전략이고, 흩어져야 성공하는 겁니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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