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앞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신중모드 … 민감내용 서면답변 제외
부동산 규제완화 여야 공방 예상
KIC사장 후원문제 도마 오를 듯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 후보자가 부동산 규제완화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향후 경제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 후보자는 부총리 지명 이후 적극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청문회를 앞두고 지난 주말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는 경제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밝혀놓지 않아 청문회장에서 그가 어떤 발언을 할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여건 어려운데 추경 추진할까 =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지난 주말 청문회 서면답변서를 여야 청문위원들에게 제출했으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등 민감한 질의에 대한 답변은 제출하지 않았다.
기재위 야당 관계자는 "지난 주말 최 후보자로부터 청문회 서면답변서를 받았으나 민감한 경제정책에 대한 답변은 들어있지 않았다"며 "알맹이 빠진 답변서로 인해 청문회 준비하기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후보자는 부총리 지명을 받은 직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혀 주목받았다. 최 후보자는 부총리로 내정된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LTV와 DTI 규제를 '한여름 옷'에 비유하며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으니 감기 걸려서 죽지 않겠느냐"며 규제완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 최근 경기에 대해 "좀 나아지려다가 세월호 때문에 주춤한 상황 아니냐, 좀 회복하긴 하는데 너무 미약하다"며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는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좋게 보면 신중해진 모습이고, 나쁘게 보면 성의 없어 보인다는 게 기재위 야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럼에도 청문회장에서 최 후보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후보자는 대표적인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청문회에서는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최 후보자와 여당, 그리고 야당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야당은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LTV와 DTI 규제는 유지돼야 한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부동산 규제완화와 관련해선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 김남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등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다.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과 처방전 역시 청문회에서 논의될 쟁점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최 후보자가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내왔던 만큼 추경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재정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4월까지 국세수입은 74조6000억원으로 세수 진도율은 34.4%에 불과했다. 이는 8조5000억원의 세수결손을 냈던 지난해보다도 낮은 진도율로 지금 추세라면 올해 10조원의 세수가 '펑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 후보자가 경기부양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들·딸 취업문제도 논란 예상 =신상문제와 관련해서는 최 후보자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부터 2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점에 대한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기간 중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 등 야권 인사를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공공기관장으로서 적합한지 논란의 대상이 된 인물이다.
최 후보자 아들의 병역면제와 취업, 딸의 이중국적과 취업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 측은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해 질병과 치료기록, 병무청 기록, 수술 기록 및 의사 소견 등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최 후보자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아들이 취직했던 회사에 국고보조금이 늘어난 점을 들어 취업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국고보조금 지원 결정은 장관 취임 이전에 결정된 것이고 입사는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측은 딸의 이중국적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것과 관련해선 "해당회사의 엄격한 채용절차를 거쳐 채용됐다"며 "골드만삭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연고도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