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신뢰구축돼야 NAPCI(동북아평화협력구상) 가능"

2014-07-10 11:53:32 게재

전문가들 'NAPCI 역할 제한적' 인식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 제고를 위해 개최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동북아 문제에서 한국의 역할이나 입지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원칙적으로는 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변수인 미중 양국의 관계설정에 더 관심을 두는 모습이었다.

9일 외교부 후원으로 아산정책연구원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주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NAPCI):아시아 패러독스를 넘어 평화 협력의 동북아로' 세미나에서 진창롱 중국 런민대 교수는 "(동북아 지역에서) 신뢰는 미중간부터 전략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 다음엔 중국과 일본간에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어떻게 (신뢰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며 "양국 모두 국내문제로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고 양국 리더들이 상당히 강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먼저 중미간에 신뢰구축이 선제돼야 하고, 조금 더 좋은 중미관계가 되면 우리는 3자 FTA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일한 3국간 FTA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고, 북핵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미중간 신뢰구축에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 교수는 "미중이 먼저 그 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미중관계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라는 다자주의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진 교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에서 배울 건 다자주의라는 원칙, 다자주의에 기반한 신뢰구축"이라며 "프랑스 독일이 다자주의를 통해서 신뢰를 구축하고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중국은 양자관계를 통해 폐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랐는데 1998년 아시아금융위기이후 중국은 다자주의를 보기 시작했다"며 "다자주의적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다자주의 게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9일부터 열리고 있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더글라스 폴 카네기평화재단 부회장은 "북경에서 미중간 전략경제대회가 진행 중인데 큰 전략적인 안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해양과 영공에 있어서 어떻게 할지 아직도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전략적인 미중간 경쟁배경 하에서 아직 건설적인 대안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미중간 외교정책 리더십을 보면 몇 년 전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워싱턴에선 외교정책의 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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