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영덕여자고등학교, 심리학동아리 ‘프시케’

2014-07-22 11:10:17 게재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면 아름다운 세상이 된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 말이 있다. 그만큼 복잡한 사람의 마음은 세상사만큼이나 알기 힘들다.
이런 우리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있다. 마음을 꿰뚫어 볼 것 같은 불안감을 일거에 해소시켜주는
밝은 미소로 반겨주는 분당 영덕여고 ‘프시케’의 동아리 친구들. 학생들이 알고 싶은 우리의 마음은 무엇일까?
꿈 많은 여고생들이 전하는 그들의 심리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심리학 동아리,
그 특별함에 매료되다

3년 전, 심리학을 함께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결성한 동아리 ‘프시케’. 부장을 맡고 있는 전지수(2학년) 학생은 ‘프시케’란, 그리스어로 정신과 마음을 뜻함과 동시에 영어로도 사이키(psyche) 즉 정신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이름부터 특별한 동아리 ‘프시케’는 어느 동아리보다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동아리로 유명하다.
차장을 맡고 있는 정혜지(2학년) 학생은 “저희 동아리는 심리학 각 분야에 대한 책을 읽고 발표하는 활동, 관련 다큐와 영상을 함께 보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 HTP 검사를 통한 실제 적용, 대학 탐방 시간을 활용한 선배와의 만남이 주된 활동입니다”라고 동아리 활동을 소개했다.
특히, 올해는 판교청소년수련관의 지원으로 이다혜 강사에게 여러 분야의 심리학에 대해 전문적인 강의를 듣고 있다. 이다혜 강사는 “‘프시케’ 친구들은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학문임에도 알고 싶어 하는 열정이 가득합니다”라고 적극적인 학생들을 칭찬했다. 프로파일러가 꿈인 전지수 학생은 이처럼 고등학교에서 접하기 힘든 전문가의 강의는 미래를 계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힘들고 고민이 많은 상태에서 ‘프시케’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김수빈(1학년) 학생은 답답한 마음에 자신과 친구들의 심리를 알아보고 싶어 지원했지만 지금은 방대한 심리학의 세계에 빠졌다고 한다. 이예빈(1학년) 학생과 박서연(2학년) 학생은 흔치않은 심리학 동아리라서 지원하게 되었지만 한계가 없는 것이 심리학의 매력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인간의 마음을 공부하는 심리학은 여러 방면으로 쓰일 곳이 많은 학문이라고 박서연 학생은 덧붙인다.

동아리 활동 통해
미래의 꿈 디자인하다

“제 꿈은 경찰이 되는 거예요. 단순히 범죄심리학을 접하고 싶어서 지원했는데 공부할수록 사람들을 대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학문이라는 것이 느껴져요. 사람과 함께 하는 직업인 경찰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미래의 꿈을 말하는 김미경(1학년) 학생의 대답이 참 인상적이다.
연극과 뮤지컬 관련 직업을 꿈꾸는 박윤하(1학년) 학생은 사람들의 심리유형을 알고 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선민(1학년) 학생은 “중2병을 앓고 있는 동생과 엄마 사이에서 서로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역할을 하게 되더라고요”라며 실생활에서 심리학을 활용하는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이정윤(2학년) 학생은 “중학교 때는 피상적으로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심리학이 과학적으로 접근해 구체화시킬 수 있는 학문이라는 또 다른 매력 때문에 전공하고 싶어졌어요”라고 말하며 ‘프시케’에 대한 자부심을 말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인상 깊어 전공을 희망하게 됐다는 배혜민(1학년) 학생, 이과 공부를 하다보면 심리학을 접할 기회가 없는데 동아리를 통해 심리학을 접하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는 이예은(2학년) 학생 등 부원들은 저마다 다르게 느끼는 심리학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있다.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천사’
‘프시케’ 부원들 중에는 학급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천사(?)로 활동한다. 각 반에서 실시하는 ‘엔젤리너스’의 천사로 활동하는 최석민, 박영서, 최예지(2학년) 학생들 외에도 개인적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천사와 같은 친구들인 것이다. ‘프시케’ 친구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은 물론 보람도 얻을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사회적 현상과 심리학을 접목하여 해결책을 제시한 왕따 근절 캠페인인 ‘블루밴드’를 잊을 수 없다는 유주연(2학년) 학생과 재작년 축제 때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실시한 HTP로 주변의 인정을 받았다는 박영서 학생, 그리고 친구들에게 HTP검사를 하며 평소에는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알게 돼 놀랐다는 이정윤(2학년) 학생의 경험에서 부원들이 하고 있는 공부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박현자 담당교사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사전 지식이 많은 것에 놀랐어요. 사회심리, 범죄 심리, 아동심리 등 다양한 분야까지 공부하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 ‘프시케’부원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일종의 팁이라고 덧붙인다.
앞으로는 다양한 봉사활동, 학교 탐방, 그리고 다양한 교육에 참가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활동으로 심리학을 경험하고 싶다는 ‘프시케’ 친구들. 책 속에서 만나는 심리학이 아닌 실생활에서 만나는 심리학을 꿈꾸는 청춘이 기대된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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