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가 살아있다 - 용인 손곡중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치활동으로 은어처럼 펄떡이는 살아있는 학교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펼쳐나갈 수 있는 힘 키우게 돼
용인 수지 동천동에 위치한 손곡중학교, 학교에 들어섰는데 체육활동에 열중인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피구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닌 듯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켜봤다. 일반적인 반 체육시간 경기가 아니라 선수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공을 던지고 팍팍 받는 품새가 범상치 않았다.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교장실 문을 두드렸다.

활발한 스포츠 자치활동으로 건강한 청소년기 보내
“저희 학교는 밝고 맑은 자치활동이 너무 잘 되어있는 학교입니다”라고 전정심 교장이 첫 소개를 했다. 그동안 지역에서 돌아본 공립 중학교들의 교육과정이야 크게 다를 바 없었어도 학교마다 특색을 느낄 수 있어서 취재가 즐거웠는데, 손곡중학교의 특색도 기대가 됐다. 특히 ‘자치 활동’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 귀에 솔깃했다.
요즘 손곡중학교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손곡 리그전’이다. 1학기에는 학년별 축구 리그전이, 2학기에는 피구 리그전이 펼쳐진다고 한다. 현재 남학생 축구 리그전이 끝나고 2학기 피구 리그전을 위해 반별 토너먼트 준비 중이라고. 좀 전에 운동장에서 봤던 피구 열전은 반별 토너먼트 연습게임이었던 것인데, 실제 리그전 게임은 실력이 상당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동아리부터 반 대항 리그전까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다보니 성과도 좋다. 2014 용인시 학생스포츠클럽 리그대회(피구)에서 3학년 7명, 2학년 3명, 1학년 5명이 입상해 도 대회까지 진출했다. 2014 용인시 학생스포츠클럽 리그대회(남녀혼성 축구)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출근할 때보면 아침 일찍부터 저희들끼리 나와 축구, 피구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저게 시켜서 되는 일인가 싶죠. 아이들의 스포츠 자치활동이 활발하니까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줄고,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것을 너무나 즐거워 합니다”라고 전 교장을 뿌듯해했다.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발산하고 있는 손곡중학교 학생들이 진정으로 살아있는 청소년이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자치활동으로 이루어낸 결과라니, 어디 미국의 사립학교에서나 느낄 법한 자율성과 건강함이 느껴졌다. 특히 여학생들이 피구나 축구, 육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적까지 내는 모습은 더욱 진취적으로 느껴졌다.
학생회의 적극적인 자치 캠페인 활동이 좋은 모범
손곡중학교 학생회의 캠페인 활동은 학교 명물이다. 월 단위로 이슈를 정하고 교내 캠페인 운동을 펼치는데, 명색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피켓이나 포스터 같은 홍보물을 만들고 UCC까지 촬영하고 제작까지 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열정과 참여의식을 느낄 수 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학교 기물파손 줄이기 운동을 시작했다. 작은 표어를 작성해 각 화장실 문마다 붙여 놓고, 각반 교실과 1층 현관 로비에는 기물파손으로 인한 손실을 수치로 제시한 포스터를 작성하여 부착했다. 학생회 대의원 중에서 UCC제작 동아리 회원이 있어서 학생회 활동 및 제안사항을 UCC로 자체 제작하여 월 1회 학급자치회 시간에 전체 학생에게 방송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 촬영, 편집한 동영상이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이 장려되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면서 상위학교 진학 시 좋은 스펙으로도 활용되어 활성화된 면도 있지만 중학교 때부터 해온 이러한 자치활동이 참여의식을 키워줘 고등학교와 대학교, 사회생활까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펼쳐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된다는데 의미가 크다.
그밖에도 각종 자치 동아리 활동도 활발한데, 역사동아리에서 위안부서명운동을 주관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의 자치 공간인 아고라실에서는 매월 1회 미니 콘서트를 개최한다. 출연진 섭외에서부터 홍보물 게시, 사회까지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서 만들어가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학교 주도가 아니라 학생 주도로 진행된다는 것이 놀랍고 기특하다. 전 교장은 “도교육청에서 학생 자치활동을 강조하고 장려하고 있는데, 우리학교가 잘 돼있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아이들 활동을 격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발명교육 전통이 전교생을 발명가로
손곡중학교는 발명으로도 유명하다. 예전에 계셨던 과학 선생님이 발명교육을 손곡중학교의 전통으로 잘 다져놓고 가신 덕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명사이트 온라인 수강을 방학과제로 내고 수강 후 인증서를 받으면 교과목 상점을 수여하는 제도로 전교생들이 발명에 관심을 갖도록 토대를 닦았다.
예전부터 전교생이 생활 속 발명에 관심이 많아서 발명대회 참여율도 매우 높고 좋은 실적도 많이 나왔다. 올해도 발명대회인 용인시대회 예선에서 두 명이나 특상을 수상해 도 대회에 출품했고, 전국대회에 출전한 실적도 있다. 학생들이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도 허투루 보지 않는 생활습관이 잡혀있어서 발명대회 출품 참여도도 높지만 출품 수준도 높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명품 계획서를 받아 좋은 수준의 작품을 뽑은 후 과학부에서 준비를 시켜 시, 도, 전국대회를 준비시키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꼭 발명대회가 목표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실적이 잘 나오다보니 동기부여가 되는 장점이 있는데, 보다 많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내실화하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용인비전 방과 후 교과학습 프로그램 시행
올해부터 손곡중학교도 용인비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3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방과 후에 학교에서 교과목 공부를 하고 있다. 첫해 실적으로는 대단하다. 가까운 학교인 수지중학교가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모니터링 한 후 손곡중학교도 예산을 신청해 운영하고 있는데,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워 내심 놀라고 있단다. 현재 4텀째인데 중도 포기자가 거의 없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논술까지 절찬리에 진행되고 있다. 사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줄어 학부모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10~15명을 넘지 않는 수업이라 개별 지도수업이 가능해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손곡중학교 교감은 과목당 1시간 강의이지만 아이들의 질문도 꼼꼼히 받아주고 개별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 달라고 교육업체에 특별히 부탁했다고 한다. 강사의 퀼리티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Mini Interview - 전정심 교장
“중학교에서는 무엇보다 생활지도가 중요합니다. 기본이 닦여야 성적도 나오고 창의력도 나오는 것이죠. 새 교육감이 ‘한 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저는 학생 모두가 각자의 영재성을 타고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학생 하나하나의 잠재력을 찾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잘하는 점을 칭찬하고 꿈을 갖게 해서 동기유발을 시켜주는 게 중요합니다. 중학생 시기는 탐색을 많이 해야 할 시기죠. 저는 어머님들을 만나면 시험성적 너무 강조하지 마시고 기본만 하게 하면서 책을 많이 읽히고, 체험 많이 시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게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하거든요.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겠지만 저희 학교도 매일 아침 20분 독서시간을 갖고 책을 비롯해 신문논설 등을 읽게 하면서, 교과목과 연계된 도서를 선정해 시험문제에도 내게 하는 등 독서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손곡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아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