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되는 길, 대학 평생교육원에 있다

2014-08-12 15:36:35 게재

대학 평생교육원 기획1

평생 직업이 다섯 번은 바뀐다는 시대. 변화에 대해 개방적이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만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다. 대학 평생교육원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먼저 반영한 강좌를 개설해 지역민의 열린 배움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설기관과는 달리 교육비가 저렴한 것은 물론 대학의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내고 있다. 특히 성남이나 용인 등 경기 남부는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대학이 밀집돼 있어 어느 지역보다 배움의 기회가 많다. 내일신문에서는 2013년 봄 학기를 맞는 우리 동네 대학 평생교육원을 찾아 경쟁력 있는 강좌와 평생 직업을 준비하는 현장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대학 평생교육원 기획1
전문가가 되는 길, 대학 평생교육원에 있다

취업하기가 바늘구멍 뚫는 것만큼 어려워졌고, 평생직장의 개념도 무너졌다. 10년 내에 현재 직업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처럼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뿐만 아니라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능력까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주부, 은퇴자, 청년구직자, 재직자를 막론하고 제2, 제3의 일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대학 평생교육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학 평생교육원의 역할과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각 대학마다 대학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세분화, 특성화된 전문 강좌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학위수여부터 문화예술 커뮤니티까지,
제2의 진로여는 등용문

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학 평생교육원마다 학점은행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마다 특화된 분야를 살려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 단국대는 도예, 화훼조형학, 사회복지학, 그리고 체육학은 가장 많은 학위수여자를 배출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평생교육원에서는 의·치학과 약학대학 선수과정이 개설돼 있다. 의대와 치대 또는 의학전문대학원 지망생들이 필요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구대는 애완동물관리전공을 4학기과정으로, 장애복지, 노인복지, 사회복지 등의 학점은행제를 운영한다. 동서울대는 외식산업창업, 현대인의 정신건강, 사회복지개론, 스포츠의 이해 등 16개 과정에서 학점을 부여한다.
한편, 같은 진로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동아리나 모임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 작품 활동, 진로탐색, 봉사 등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단국대의 도예과정, 동서울대의 미술과정, 신구대 사진아카데미 등 문화예술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동서울대학 평생교육원 미술과정 수료생들의 모임인 ‘동림회’는 수많은 작가를 탄생시켰다.
보통 6~7년 이상 활동한 사람들로 구성된 동림회는 매년 그룹 전시회를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서울대학 평생교육원 나채동 원장은 “시대가 급변할수록 평생교육원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대학 평생교육원은 변화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제2, 제3의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제2의 인생 열어 준 대학 평생교육원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화가로 대학 강사로 살아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조행자씨. 현재는 한국미협 정회원이면서 매년 6~7회 이상 전시회를 갖는 중견화가로 살고 있다. 조 씨가 화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동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현대회화 과정을 들으면서부터. 올해로 7년째 동서울대와 인연을 맺고 있는 조 씨는 동서울대학 평생교육원 화우들의 모임인 ‘동림회’ 활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동서울대학 평생교육원에서 현대회화 과정을 강의하고 있는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학위 받고 대학원도 진학, 저도 이제 복지 분야 전문가랍니다”
52세의 나이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김정미 씨.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과정을 들으면서 미래의 복지는 미래의 유망분야라고 생각했다. 전문가로서 심도 있는 공부를 위해 만학의 길을 걷게 됐다. 전업주부로 20년 가까이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김 씨.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학 학위는 물론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건강가정사 자격증도 취득했고, 현재 복지관, 상담센터 등에서 상담봉사를 하며 석사학위 논문에 매진하고 있다.


“카피라이터 경력 살려, 방과후학교 논술선생님 됐어요”
유명 기업의 마케팅 기획 담당자였던 구현정 씨. 결혼 후 출산하면서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6년을 전업주부로 지내다 보니 경력이 단절되었고, 다시 사회로의 진출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우연히 경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독서논술지도사 과정을 듣고 난 후 학교 방과후 논술 교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하는 논술공부가 자녀의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더욱 보람 있다는 김 씨다.

이 강좌는 꼭 여기에서!
대학마다 각양각색, 평생교육원 최고 강좌는?

평생교육원이라고 다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마다 가장 인기 있고 활성화된 강좌가 있기 마련.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은 보통 대학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대학의 경쟁력 있는 학과를 중심으로 평생교육원 강좌도 성장한다. 체육과정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 학교는 경원대와 용인대, 단국대. 용인대학교는 골프아카데미가, 경원대학교와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은 체육학과 태권도 과정이 인기다.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학위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미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동서울대 평생교육원. 미술 강좌만 10여개가 개설되어 있어 웬만한 미술대학 수준을 자랑한다. 경기대학교 서예과정과 유화과정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강좌다. 전통적으로 사진학이 강한 신구대. 평생교육원의 사진아카데미는 현직 작가도 찾아올 만큼 사진학의 메카로 인정받고 있다. 단국대학교와 경기대 평생교육원은 도예작가의 요람으로 통할 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강좌로 꼽힌다.
교육전문가 과정은 대학마다 개설되어 있지만 그중에서 경희대학교 독서토론지도사과정이 인기다. 유명 동화작가이기도 한 최영신 교수가 이끄는 과정은‘소통하는 리더 양성’을 표방해 많은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음악과정이 세분화 되어 있는 명지대학교는 기독교 음악, 클래식 음악, 실용음악 등 다양하고 전문화된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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