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고 호흡곤란한 협심증 … 60대 가장 많다
50대 이상에서 90% 발병 … "급성치료에 양방 우선, 약물치료에 양한방 동시치료 효과"
운동을 하거나 계단·경사진 곳을 오를 때 숨쉬기가 곤란하고 왼쪽 가슴에 통증이 생긴다면 협심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왼쪽 가슴에서 생긴 통증은 어깨나 팔 안쪽으로 퍼져 나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없어도 명치, 턱끝이 아픈 경우나 가슴 쓰림이 반복된다면 협심증이 아닌지 확인 할 필요가 있다.
협심증은 심장근육으로 혈액을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이 달라붙어 혈관이 좁아질 때 생길 수 있다. 또 혈전이 생기거나 동맥이 수축해 가슴에 통증이 생긴다. 보통 가슴 통증은 호흡곤란을 동반하며 5분정도 지속된다. 30분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운동이나 활동할 때, 정서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관상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아주 심하거나 급성으로 혈전이 생긴 경우에는 휴식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특히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협심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55만7000명 중 60대가 16만6000명(29.8%)으로 가장 많았다. 40대가 4만명 정도 진료를 받았는데, 50대에서는 12만2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50대 이상 연령층에서의 협심증 진료 비중은 전체의 90%나 됐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60대층이 9만6000명, 여자는 70대층이 8만3000명으로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양주영 심장내과 교수는 50대 이상에서 협심증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를 "협심증의 주된 원인이 관상동맥의 동맥경화증인데, 동맥경화증이 최근 고혈압, 당뇨, 흡연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 20대부터 발생해 협심증을 일으킬 정도로 걸리는 기간이 20∼30년 정도 되기 때문에 50대 이상에서 협심증이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30·40대부터 협심증을 예방할 수 있는 식습관 개선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 만약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등을 느낀다면 바른 진단을 통해 적절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하루 30분 땀내는 운동, 예방 효과 높아 = 협심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인 경우에 생활요법과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은 무증상 협심증의 발생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일주일에 3일(회) 30분씩 이상 땀 흘리는 운동을 한다. 소금과 동물성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고, 야채와 생선류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고혈압이 있는 경우 생활관리와 더불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약물요법을 동시 진행할지 정할 필요가 있다.
또 부모형제 중 남자 55세 이하, 여자 65세 이하에서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줄어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비만자이거나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는 위험군에 속하니 주의해야 한다.
협심증 진단은 특징적인 증상만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심전도, 심장초음파, 심혈관조영술 등으로 확인한다.
치료는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최소화시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방치하면 휴식기에도 발작이 일어나면서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전문의의 안내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양방치료는 응급시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혈관확장제 등 약물 요법을 이용하거나, 막히거나 좁아진 관상동맥을 뚫거나 넓히는 방법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약물요법으로서 항혈관소판제, 칼슘길항제 등을 복용한다. 막힌 혈관을 넓혀줘야 할 경우 스텐트를 넣는 시술을 하거나 심장혈관성형술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1주일 전후로 퇴원을 할 수 있다. 이 두 시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장혈관 상태가 나쁠 경우는 관상동맥우회술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협심증 약물치료를 받더라고 가슴 통증이 반복되거나, 약물의 부작용으로 약물요법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스텐트 시술이나 수술 후 일부 환자의 경우 재발하거나 뇌졸중이 발생하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휴식상태 중 생긴 가슴통증 특히 주의 = 한방에서는 협심증에 대한 침치료와 특정약물이 효과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양방치료환자에게 한방치료를 병행할 경우 생활의 질 개선이 이뤄지고, 재발가능성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조승연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심적환'이라는 환제는 협심증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돼 미국에서 3상 임상연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처방되고 있다. 휴식 상태에서도 예고없이 가슴통증이 생기는 불안정형 협심증 환자에게 기존 양방 약물치료에다 '혈부축어탕'이라는 한약을 같이 복용한 결과, 증상을 줄이고 심전도상으로 호전되고 안전한 것으로 발표된 연구도 있다.
지난 7월 11일 국제심장학회지에 발표한 '협심증 환자에 대한 침치료의 무작위 대조연구'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협심증 환자들의 심장박동이 개선됐다. 또 협심증환자의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3년 근거중심보완대체의학회지에 발표된 '한약이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에 미치는 추가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한약 투여가 양방치료와 함께 이뤄졌을 경우 환자의 총사망률과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크게 개선시킬수 있으며 협심증, 부정맥 등 다수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조 교수는 "휴식상태에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 일반병원에서의 진단과 치료를 우선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약물요법으로 관리할 시기가 되면 한방을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