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왜 대학입시는 이토록 복잡한가? -

2014-09-22 16:41:10 게재

(대입, 고입 쉽게 이해하기)

① 미국, 일본 제도가 잡탕식으로 혼재되어 있어서이다.
② 대학의 자율성 강화가 입시의 복잡함을 심화시킨다.
③ 평가주체의 다양화와 대학의 불신에 따른 조치가 입시를 복잡하게 한다.


씨앤씨학원(주)
대입전략연구소 장용호 소장 
‘너는 학원가니? 나는 대학간다!’ 저자
학원운영자대상 입시전문가
양성과정 전임교수

 

  복잡한 대학입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이토록 대학입시가 복잡해졌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학력고사만 보고 그 점수에 따라 몇 점 이상이면 서울대, 몇 점 이상이면 고려대 이렇게 진학을 했지요. 그래서 공부해서 점수 올리기가 어려웠지 받은 점수가지고 대학 정하기는 쉬웠는데 요즘은 점수도 원점수 뿐만 아니라 표준점수니 백분위점수니 백분위변환표준점수니 하면서 통계를 기본이라도 모르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용어가 난무하고 수시모집이니 정시모집이니 추가모집이니 이런 말도 생겨서 도통 이해할 수 없게 되어있지요. 심지어 중학생은 성적표를 봐도 몇 등이나 했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성취평가제 실시 때문이지요.

  어느덧 자녀가 중고생이 되어서 입시에 관심을 좀 가져보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을 위해서 왜 대학입시가 이토록 복잡한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 대학 입시의 복잡함 심화’

  둘째, 대학의 자율성 강화가 입시의 복잡함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자율이냐 규제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자율이 좋다고들 말합니다. 2014년 3월 20일에 박근혜대통령이 규제철폐와 관련해서 끝장토론까지 하면서 규제철폐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규제철폐해서 엉망된 대표적인 케이스가 대학입시제도입니다. 그 자율성이 대학에 너무 과도하게 부여되어 대학입시가 더 복잡하게 되었고 더 복잡하게 보이게도 되었습니다. ‘더 복잡하게 보이게도 되었다’는 표현에 대해 부연설명을 해야겠네요. 교육부에서 어떤 입시정책을 발표하면 언론에 보도가 대대적으로 됩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그게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버립니다. 그러나 실제 적용해야할 대학에 (대학의 자율성 강화 정책 때문에) 교육부가 강제로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이기주의가 발현되어 실제로 적용될 때는 이상하게 변형되어 적용됩니다. 심할 때는 정책의 목표와 정반대로 적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학부모님들이 본인들이 입시뉴스 등을 통해 대략 알고 있던 입시 상식들과 다른 입시관련 세부사항을 알게되면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대학측에서 어떻게 하더라도 정부에서 규제할 수 없고 겨우 ‘재정지원과 연계’ (쉽게 풀어 말하면 ‘우리 말 잘 들으면 세금으로 예산 지원 많이 해줄게’) 정도의 제안 밖에 안되니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상위권 대학들은 실제로는 행하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따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부모들이 나중에 수험생 학부모가 되어 입시설명회나 입시컨설팅 업체에서 정보를 접하면 기존에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과 실상은 전혀 다른 것들이 많아 힘들어합니다. 대학에 무제한의 자율권을 부여한 이상 입시제도가 결코 간단해지지 않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세대 일반전형(논술전형)의 경우는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역행하여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였습니다. 작년의 경우에는 인문계열에 우선선발 전형에서 ‘국,수,영,사탐 중 상위 3영역 수능등급합 4등급 이내’였는데 올해는 ‘국,수,영,사탐 네 과목 합이 6등급 이내’로 강화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세 과목에서 1.1.2등급 받으면 나머지 한 과목은 3등급이든 9등급이든 수능최저등급을 맞춘 것으로 되지만 올해는 세 과목에서 1.1.2등급을 받아도 나머지 한 과목을 1등급이나 2등급이내를 받아야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연세대 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들이 강제성이 없는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시 뉴스를 제목만 보는 수준에서는 더 헷갈리고 더 복잡하게 보일 뿐입니다.


 

씨앤씨학원(주) 대입전략연구소 장용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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