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 개관 2주년│이용훈 관장 인터뷰

"지역대표도서관 역할 다하겠다"

2014-10-27 11:00:59 게재

주말이면 가족 단위 시민 북적북적 … "서울도서관, 시간 흐르면서 더 빛날 것"

서울의 중심 서울광장에 있는 옛 서울시청사. 그 곳에는 도서관법에 따른 서울시의 지역대표도서관이자 서울시 유일의 직영 도서관 '서울도서관'이 있다.

서울도서관은 2007년부터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시작돼 2012년 10월 26일 문을 열었다. 교통의 요지에 있는 옛 서울시청사를 공공의 문화시설로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결집된 결과다.

그 후 2년, 서울도서관은 27만권의 장서를 갖춘 서울 시민들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자리 잡았다. '대표도서관건립추진반'에 2012년 5월부터 반장으로 참여, 개관 후에는 관장으로 서울도서관을 이끌어온 이용훈 관장을 만났다.

사진 이의종 기자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

서울도서관은 독특한 공간이다. 1926년에 준공돼 문화재로 등록돼 있는 옛 서울시청사의 외형에선 과거 시청 건물의 육중함이 느껴지는 반면 1, 2층을 터 6~7m 길이의 벽면 서가를 만들어 책을 가득 꽂은 실내에서는 전혀 다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용훈 관장은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 현재를 보려면 시장,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면서 "옛날 건물은 과거를, 책이 가득한 '지혜의 시장'은 현재를 나타낸다고 볼 때 서울도서관은 과거, 현재, 미래가 다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장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얼마나 찾느냐' 하는 것은 서울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도서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배려하며 살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힘은 독서에서 나온다.

이 관장은 "'시민의 힘'은 스스로 질문을 하고 해답을 책에서 찾는 데서 나온다"면서 "모든 질문의 가능성에 대비, 많은 책을 갖추고 답을 찾을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도서관에 박물관 기능까지

복합적인 공간 구조만큼이나 서울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역할 외 전문도서관, 박물관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전문도서관 역할을 하는 서울자료실·서울기록문화관과 세계자료실은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자료실과 서울기록문화관은 시의 역량을 결집, '서울의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서울시·자치구에서 발간한 간행물, 시정기록물 원문 자료 5만여점을 갖추고 있다. 세계자료실의 경우 우리나라 문학을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출간한 800여권을 포함, 외국어자료 1만여점을 갖추고 일부 대출 서비스도 시작했다.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된 자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학을 알리는 전문도서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도서관은 일종의 박물관 역할도 하고 있다. 옛 시장집무실과 옛 청사 해체시 보존가치가 있는 부속물이 그대로 전시돼 시민들을 맞이하는 것.

이 관장은 "서울도서관은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는 등 개관 이래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이 꼭 둘러봐야 할 장소로 자리 잡았다"면서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놀러와 책을 읽고 전시물을 관람하며 도서관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러 기능을 하는 서울도서관의 매력을,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이 관장의 바람이다.

서울 각 도서관 수준 올리려 노력

서울도서관의 또 다른 기능 중 하나는 '지역대표도서관'이다. 지역대표도서관이란 도서관법에 따라 지역의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각 도서관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도서관.

지역대표도서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서울도서관은 도서관 안에 '도서관정책과'를 두고 있다. 서울시가 설립한 직영 도서관인 만큼 시의 지원 아래 서울에 있는 자치구, 교육청 소속 도서관 등에 대한 예산·정책 지원 기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서관에 도서관정책과를 두고 역할 수행에 노력하고 있다.

이 관장은 1달에 1번씩 자치구 대표도서관 관장들과 함께 모여 회의를 한다. 도서관끼리 소통의 장을 만들어 서울에 있는 여러 도서관들의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이 관장은 "각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지역대표도서관의 역할"이라면서 "시민들이 집 근처에서 상시적으로 좋은 도서관 서비스를 받고 주말에 어쩌다 시간을 내 서울도서관에 와 이곳의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옆' 위치 특성 살려

2년이라는 시간은 도서관에는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이다. 도서관은 자료의 역사, 자료를 선정하고 가꾸는 사서의 역사가 축적돼 만들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도서관이 갖는 힘은, 100~200년 꾸준히 쌓아온 역사의 힘이다. 그 시간 동안 갖춰 온 자료의 힘, 그 자료를 관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서의 힘이 도서관을 만든다.

도서관 이용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도서관의 특성에 익숙해진다.

예컨대 서울광장에서 주말에 집회가 있으면 서울도서관 안까지 소음이 흘러들어온다. 개관 초기엔 이용자들의 항의도 잦았다.

그러나 서울광장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 것은 이용자들에게도 큰 장점이다. 도서관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책 관련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함께 할 수 있다.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이용자들도 서울도서관의 특성을 이해해 간다는 것이 이 관장의 생각이다.

이 관장은 "장서의 가치가 빛을 발하기 위해,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것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혹시나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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