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협동조합으로 함께 지켜나갑시다!

2014-10-31 09:42:05 게재

우리지역 협동조합을 찾아서 –소상공인들이 모여 상생의 길 모색하는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

국내최초 ‘지역상인 통합 포인트카드제’ 도입해 단골손님 공유

“지역 경제가 어렵다.” “골목 상권을 지켜야 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점들이 골목 구석구석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수년간 지속되는 말입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서 골목 상권의 대표적 품목인 치킨과 피자까지 팔고 있는 현실에서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 지역의 자영업자들이 함께 살기위해 힘을 뭉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어 찾아보았는데요, 바로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입니다.


<임세호 이사장>

함께! 오~래 가자!
 “함께, 오래 가자는 것입니다.”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의 임세호 이사장이 한 마디로 밝힌 협동조합 결성의 취지다. 이어서 그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대박나라고 하는데 우리 자영업자들에겐 ‘함께 오래 가자’는 말이 중요해요”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20명의 발기인이 모여 설립한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 20명의 발기인들은 각각 고양 지역에서 음식점과 안경점, 가구점, 미용실, 과일가게, 떡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보통 소상공인 협동조합은 같은 업종 종사자들이 모여 결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은 서로 다른 업종의 소상공인들이 모여 결성한 점이 색다르다.
 “우리 협동조합의 태동은 ‘서로의 고객을 공유하자’는 생각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자면 서로 다른 업종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상생을 위해 뭉친 이들 자영업자들은 지난해 1월 공동 마케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통합 포인트카드제’ 아이템을 내놓았지만 실행의 어려움에 부닥쳤다.
 “카드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 75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실행이 불가능한 사업이었는데 동네 자영업자들이다 보니 자금 마련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작년 9월 소상공인진흥원의 협업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80%의 비용을 지원받아 통합 포인트카드제를 실행하게 됐지요.”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 이사진>

공존을 위한 시작! ‘고양 L+ 포인트 카드’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에서는 전국 최초로 자영업자들이 공동으로 포인트카드제를 도입해 올해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에서 통합 포인트카드인 ‘고양L+ 포인트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은 사용 금액의 일정 부분을 적립 받고 조합원이 운영하는 가게면 어디든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원포인트카드 시스템을 벤치마킹했습니다. 고객들은 다양한 업종의 매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고 자영업자들은 단골손님을 공유할 수 있어 서로 이익이죠. 이 시스템을 잘만 운영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게와도 경쟁해 볼만 하다고 생각하는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통합 포인트카드에 적립되는 비율은 조합원 각자 자율적으로 결정해 적용한다.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가게의 업종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통합 포인트카드제는 지역 자영업자들이 서로 돕는 ‘상호부조’ 시스템입니다. 지금 현재 형성돼 있는 고객층과 동시에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죠. 또 자영업자에게는 매출 증대가 가장 큰 목표인데 그것은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당연히 고객들에게도 혜택을 줘야 하고요.”
 통합 포인트카드의 이름인 ‘고양 L+’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L’은 지역을 의미하는 Local의 첫 글자이고, ‘+’는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지역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또한 L+의 구성을 보면 한글 ‘너’와 ‘나’가 합쳐진 형태로 소상공인들이 함께 뭉쳐야 플러스 효과가 난다는 뜻이다.
 처음 20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한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은 통합 포인트카드제를 시행하면서 조합원들의 추천과 카드발급 고객들의 적극적인 홍보가 이어져 현재 27명으로 조합원이 늘었다.
 “손님들이 서로 다른 업종의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하십니다. 고객들에게 신규 가맹점과 할인 이벤트 정보 등도 문자와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고요. 그런데 가까운 곳에 운영하는 가게가 없어 불편을 토로하는 고객들도 있어 앞으로 조합원 가맹점을 적어도 300곳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단기적 목표입니다.”


<국내최초 지역상인 통합 포인트 카드 ‘L? 포인트 카드’>

공동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비용 절감과 시장 확대가 목표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의 출발은 통합 포인트카드제 운영으로 시작됐지만 이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
 “단순히 포인트카드제를 운영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공동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위해 모였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확보하고 있지도 못하고요. 하지만 함께 하면 각자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어요. 그 프로모션의 한 방법이 통합 포인트카드 시스템이죠”라고 협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밝힌 임 이사장은 또 “지역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가 별로 없는데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고객 유치에 대한 아이디어도 공유할 수 있죠. 그것이 우리 자영업자협동조합이 할 일이구요”라고 협동조합이 나아갈 길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조합원이 되면! 되려면?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면 운영하는 가게에 통합 포인트카드 적립 시스템이 갖춰져 고양L+ 포인트카드와 홍보물 등을 제공받을 수 있고 조합 홈페이지에 가맹점으로 올라가며, 조합의 공동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다. 조합원은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포인트카드를 적극 발급해 통합 포인트카드제가 더욱 대중화되도록 일조해야 한다.
 최소 한 구좌(10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면 고양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 누구나 협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동일 상권에 있는 동종 업종의 조합원 가입은 심사에 의해 제한된다. 처음 가입 시 가입비로 통합 포인트카드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한 카드 단말기 가격 10만 원을 내야하고 다달이 회비 1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고양L+ 포인트카드 발급과 적립, 사용은 어떻게?
고양L+ 포인트 카드는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원이 운영하는 가맹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조합원 가맹점 이용 시 각 가맹점의 적립률(1~5%) 만큼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가맹점 어디서든 적립이 가능하고 적립된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고양시자영업자협동조합의 웹 및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가까운 가맹점을 찾을 수 있고, 회원가입 후 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의 포인트 적립 및 사용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