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내부에서 바라본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은 미국 외교정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방식으로 기획, 집행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록물이다.
저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대 중국 정책을 집권 초기 우선순위로 삼았다. 과거 30년간 정권 인수과정에서 대선 후보들은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보여 외교 마찰을 피하지 못했다.
오바마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선거 기간에도 온건한 태도를 유지했다. 임기 첫 1년 동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네 번 만나고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관계 설정에 공을 들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 중국 외교 원칙과 함께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와 오바마의 만남,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 공급 등 중국과 외교 마찰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도 소개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직면한 가장 위험했던 도전은 중국이 아닌 북한이었다는 표현처럼 한반도 관련 언급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을 존중하지 않는 듯 보이는 대통령으로 인해 긴장은 더 커졌다'고 평가한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진지한 동반자로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상반된 평가를 한 부분도 눈에 띈다.미국의 동아시아 외교 정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방식으로 기획·집행되는지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역학 구도와 그 속에서의 한반도의 위치와 역할 등을 고민해볼 수 있다.
볼테르는 "역사란 산 자들이 죽은 자들에게 하는 거짓말투성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나는 이 책이 후세의 역사가들이 볼테르가 경고했던 위험에 빠지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자는 자신보다 재능 있는 역사가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하던 중요한 시점, 즉 중국이 급성장하던 시점에 아시아에 대한 그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제대로 알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대외정책, 특히 대아시아 정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에 매우 흥미를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