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즐기는 이색 음악회

2015-02-12 01:26:46 게재

불타는 금요일, 클래식에 빠져볼까!

카페Y ‘호젓하게 즐기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
송파역 중대초 인근의 호젓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카페Y.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하이라이트곡들이 카페 안을 은은히 감싼다. 60여명의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무대에 시선을 고정한다.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역을 맡은 남녀 성악가가 고음의 화려한 테크닉으로 대표곡 ‘축제의 노래’를 선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소프라노 정혜경, 테너 이성민, 바리톤 정한욱의 생생한 표정 연기를 바로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다 성악가들의 풍부한 성량을 생음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 “성악가들의 아리아가 근사하네요”라며 50대 여성 관객은 흡족해한다. 빔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오페라 무대 이미지를 보여주며 성악가들이 부르는 곡의 한글자막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
 특히 최신영 린나이오케스트라단 지휘자가 라트라비아타 전막의 줄거리, 각각의 노래들의 감상 포인트를 맛깔나게 짚어주는 해설이 더해진다. “극의 흐름을 알고 들으니까 훨씬 재미있지요? 오페라는 악극이라 하나하나 쪼개서 들으며 꽤 재미있는 장르입니다.” 최 지휘자의 농 섞인 클로징 멘트에 객석은 공감의 끄덕거림과 박수로 화답을 한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카페Y에서는 이 같은 하우스콘서트를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1시간씩 선보인다. 매회 60~80여명이 참여하며 순항중이며 입소문도 나고 있다.
 “지금까지 라보엠, 재즈, 독일 가곡 등 매월 주제를 정해 4차례 선보였는데 출연진도 테마에 따라 계속 달라집니다”라고 박윤정(36세) 카페Y 대표가 설명한다.
 박 대표는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뒤 연주자로 활동했던 아티스트 출신. 그의 어머니 역시 피아노를 전공했다.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덕택에 박 대표와 가족들은 이쪽 분야 인맥이 두텁다.
 “몇 년 전 양평의 한 카페에서 마련한 클래식 음악회에 연주자로 섰던 즐거운 경험이 있어요. 카페를 오픈하면서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하우스콘서트를 기획했지요.”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부터 널찍한 카페 안을 갤러리처럼 심플하게 꾸미고 조명에도 신경 썼다. 카페 한쪽에는 그랜드피아노까지 준비했다.
 성악가이자 음악감독인 이규성씨가 기획자로 힘을 보태며 매월 레퍼토리 구성부터 음악가 섭외까지 담당하고 있다. “동네에서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카페로 만들고 싶어요. 클래식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올 수 있도록 ‘해설이 있는 음악회’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지요. 악기 연주가 아니라 성악을 계속 고집하고 있는 것도 ‘사람의 목소리’가 주는 친근한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동네음악회지만 연주자들은 해외 유학파로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는 실력 있는 현역 음악가들로 엄선하고 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는 와인과 음료, 샌드위치, 과일 등 다과를 즐기며 관객들끼리 인사 나누며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시간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참가비는 3만원. 2월 하우스콘서트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로 2월27일 금요일 저녁 8시에 열린다.


 


?강동아트센터, ‘1000원에 즐기는 한밤의 클래식’

강동아트센터가 파격적인 시간대, 관람료로 지난해 화제를 모은 한밤의 클래식 음악회를 올해도 2월부터  매월 선보인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밤 10시 주말을 앞두고 가족, 연인, 친구끼리 부담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관람료는 단돈 1000원이다. “불금에 하는 클래식 공연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안고 기획한 음악회였는데 티켓 오픈 15분 만에 250석 전석이 매진될 만큼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총 3회 진행한 공연의 반응이 좋았어요. 밤늦게 시작하니까 인근에 사시는 지역 주민들이 주로 오셔서 느긋하게 음악을 즐기시더군요. 틈새 전략이 주효한 셈입니다. 올해는 공연 횟수를 늘리고 연주자들도 좀 더 다채롭게 구성했습니다”라고 이창현 강동아트센터 공연기획팀 관계자가 설명한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음악회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 위주로 6~7곡을 선보이며 중간 중간 해설이 곁들여 진다. 2월27일 금요일에는 <디 앙상블>이 ‘봄의 길목에서’란 테마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앙상블로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슈만의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3월에는 국악기인 생황, 피아노, 첼로로 구성된 김효영 생황트리오의 앙상블, 4월은 더블베이시트 성민제, 5월은 진신트리오, 6월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앙상블 a2z 공연이 마련돼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온라인 추첨제를 도입했다. 티켓 오픈 시간에 맞춰 예매하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서다. 매월 초 온라인을 통해 예매 신청을 받은 다음 컴퓨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종 선정한다. 2월 온라인 추첨은 완료됐으며 잔여석 일반티켓 오픈은 2월19일로 예정돼 있다.

오미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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