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자치구 손 들어주세요"

2015-03-12 10:51:34 게재

서울시의회 12일 대법원에 탄원서 제출

동대문·성동구 판결에 영향 미칠지 주목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둘러싼 대기업과 자치구간 지루한 다툼에 서울시의회가 나섰다.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잘못됐다는 고등법원 판결을 전면 비판하며 대법원에 자치구 손을 들어달라고 탄원,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소속 의원 76명 전원 명의로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서울고등법원에서 동대문구와 성동구가 대형마트에 취한 의무휴업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한데반박, 자치구들이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니 헤아려달라는 취지다.

지난해 12월 12일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동대문구청장과 성동구청장이 지역 내 대형마트 심야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정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두 자치구가 근로자 건강권,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간 상생발전을 명시한 '유통산업발전법'에 근거해 대규모점포(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 의무휴업일과 영업 제한시간을 정한 조례를 무력화시킨 셈이다. 동대문과 성동은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을 조례에 명시한 상태다.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등 6개 대형마트 기업은 동대문과 성동을 포함해 서울시 각 자치구 조례가 과도한 제한이라며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대부분 1심 법원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동대문·성동지역 대형마트에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결과가 달라졌다. 서울고등법원에서 1심과 달리 대형마트 손을 들어줬다.

특히 서울고법은 이마트나 홈플러스가 유통산업발전법이 정한 '대형마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원고들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다. 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점포'인데 이들 점포는 점원들이 도움을 주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서울시의회는 서울고등법원이 입법취지를 고려하지 않고 특정 문구를 과하게 축소 해석했다는 입장이다. '점원의 도움 없이'라는 문구는 점원의 큰 도움 없이 소비자 스스로 물품을 구매하는 주된 구매방식을 의미하며 백화점 등 여타 대규모점포와 구분하기 위한 취지로 사용됐다는 얘기다. 의회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따르면 어떤 대형마트도 점원 몇명만 배치하면 법이 규제하는 영업시간과 영업일 제한을 피해갈 수 있다"며 "법 규제를 받는 대형마트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달 2일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백재현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강기정·한명숙 의원 등 9명이 공동발의, '점원의 도움 없이'라는 문구를 '주로 점원의 도움 없이'로 바꾸었다.

반면 법과 조례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많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교수의 논문 '대형유통업체의 시장진입과 소매업종 사업체 수의 변화'에 따르면 대형마트 한 개가 문을 열 때마다 소매업 사업체 83.3개가 폐업한다. 동네 슈퍼마켓과 식료품소매점은 각각 22.03개와 20.10개가 문을 닫는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원은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대형마트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놓고 끼워 맞추기식 논리를 구성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상고심에서 우리 사회 경제적 약자인 영세사업자들 눈물을 닦아주고 대기업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판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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