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마다 짐싸는 경기도 학생들
개학 후 학생 전출입 파악
뒤늦게 반 재편성 '혼란'
곳곳서 학급 축소돼 반발
새 학기가 시작된 뒤 학급을 재편성하는 교육행정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매년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도교육청이 재정난을 이유로 학급증설 기준을 강화, 뒤늦게 한 학급이 통째로 줄어든 학교들이 늘어나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들은 개학 전 학년 별로 학생수를 파악해 예비학급을 편성한 뒤 3월 5일을 기준으로 학생수를 최종적으로 파악, 학급을 재편성한다. 따라서 5일 기준으로 파악한 전출입 학생수에 따라 학년별로 학급이 축소되거나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용인 갈곡초교는 개학 전 1학년 학생수가 185명으로 파악돼 7학급을 편성했다. 그러나 5일 기준으로 5명이 줄어 한 반을 줄였다.
부천 심원초교 3학년의 경우 당초 학생수가 123명으로 파악돼 5개 학급을 편성했지만 5일 기준으로 2명이 줄어 한 학급이 통째로 없어졌다. 부천 성곡초교도 마찬가지다. 당초 3학년 학생수가 123명으로 파악돼 5학급을 편성했지만 5일 기준으로 1명이 줄어 122명이 됐다. 성곡초는 도교육청에 학급 수를 유지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도교육청은 거부했다. 결국 지난 16일에야 부랴부랴 한 학급을 줄여 새로 반 편성을 하고 학부모들에게 안내문을 보냈다.
갈곡초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 게시판에 "학교라는 곳에 처음 들어가 한 주간 학년 반 선생님 이름 등을 외우며 적응했던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라며 "어른들의 탁상행정에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부천 심원초 학부모 김 모씨도 "아이가 1학년 때도 이런 일이 발생해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3학년 때 또 발생했다"며 "제발 어른 편의 중심이 아닌 아이들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부천 심원초와 성곡초의 경우 3학년 학생수가 각각 121명, 122명으로, 지난해 학급편성기준(120명 초과 시 학급증설 가능)을 적용했다면 모두 5개 학급(학급당 30명 기준)을 편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도교육청이 학년별 정원을 3명 초과할 경우부터 학급증설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결국 심원초와 성곡초 3학년의 경우 학급증설 기준(123명)보다 2명, 1명이 각각 부족해 한 반씩 줄였고 일부 학급은 정원 30명을 초과하게 됐다.
부천 성곡초 학부모 우 모씨는 "아이 한명이 부족해 4학급으로 줄어들고 한반이 30명 이상이 된 상황에서 누군가 전학을 온다면 그 친구를 기쁘게 받아줄 수 있겠나"며 "이런 상황을 교육청이 사전에 예방할 수 없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정원에서 1명만 넘쳐도 한 학급을 늘렸지만 올해는 재정난을 고려해 정원기준 2명 이내는 학급 증설을 못하도록 기준을 바꿨다"며 "정해진 기준은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며, 반이 줄어든 곳도 있지만 늘어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학기 초 적응기에 학급이 줄어들 경우 피해가 많아 개선요구도 해봤지만 피해보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교원수급 및 예산과 연동되는 문제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