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리스트'와 1996년 총선의 추억

2015-04-21 11:24:00 게재

성, 신한국당 재정위원으로 정경유착 파문 주역

이완구·홍준표·홍문종·김기춘은 첫 국회 입성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신한국당 재정위원으로 참여해 정경유착 의혹을 낳았던 1996년, '성완종 리스트' 속 인물들은 신한국당에서 정계 입문을 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민자당에서 공화계(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분리된 후 1996년 신한국당에 남아 재정위원을 역임했다. 당시 신한국당 재정위원은 20명의 재벌기업 대표들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경유착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기업이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성 전 회장은 여권 인사들과 이 때부터 본격적인 인맥을 만들었고, '성완종 리스트' 속 등장인물 중 4명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이완구 총리는 1995년 민자당 충남 홍성청양 지구당 위원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1996년 당명이 바뀐 신한국당 후보(충남 청양홍성)로 15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첫 발을 들였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995년 검사직을 사직했고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해 15대 국회의원(서울 송파구갑)에 당선됐다.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져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홍문종 의원도 1996년 신한국당 청년연합 중앙회장으로 중앙 정치를 시작했고, 같은해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경기 의정부)로 당선됐다. 1997년에는 신한국당 중앙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996년 총선의 최대 화두였다. 신한국당의 15대 총선 공천에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는 지역 중 하나인 경남 거제 선거구에서 3선 중진의원인 김봉조 의원이 김기춘 전 법무장관으로 후보가 교체됐다. 정국이 들썩이면서 YS의 아들 김현철씨의 정계 입문설을 촉발시켰다.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994년 9월 ~ 1995년 6월 충청북도 도지사를 역임한 뒤 1995년 신한국당 국책자문위원을 거쳐 1997년부터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맡았다.

부산 해운대구청장을 하다 2002년 16대 국회에 진출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2000년대 이후 성 전 회장과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인천시장과는 과거 친분은 없었지만, 2012년 박근혜 캠프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96년 신한국당 재정위원으로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 고종진 동양맥주 부사장, 김광평 대한생명 사장, 김시학 청구 회장, 김중원 한일그룹 회장, 김현배 삼미 회장,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 장성원 롯데호텔 사장, 조양호 한진 부회장 등 주요 경제인이 참여해 정경유착 비판이 거세졌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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