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득세, 열악한 지방재정에 '효자'
지자체, 올해 법인지방소득세 첫 징수
세액 감면대상서 제외 1조원 증가 추정
실적따라 편차 … "사업소세로 보완해야"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처음 징수한 법인지방소득세가 열악한 지방재정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기업의 영업실적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1조원 가량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7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그동안 국세인 법인세의 부가세(결정세액의 10%) 형태로 과세해온 법인지방소득세가 지난해 독립세(지방세)로 전환, 올해부터 지자체가 징수한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세와 동일한 과세표준에 지방세법에서 정하는 세율과 세액공제·감면 등을 적용해 산출한 세액을 사업장이 소재한 지자체에 4월 30일까지 신고 납부해야 한다.
경기도 수원·용인·화성시는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4300억원에 달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거둬들였다. 이는 하남시의 한해 예산(4394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는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541억8000만원과 381억원을 징수했다. 그동안 결손법인이었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리면서 전에 없던 수입이 생겼다.
충북도는 청주시를 비롯한 10개 시군의 1만9000개 기업으로부터 총 1463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거둬들였다. 지난해(800억원) 대비 83%나 증가한 금액이다. 인천시는 지난해보다 200억원 늘어난 약 1300억원을 징수했다.
경북에선 한국수력원자력이 233억원을 납부해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를 제치고 납세액 1위를 차지했다. 경북도의 법인지방소득세 총액은 2503억원으로 전년 대비(4월 말 기준) 1025억원(69.4%) 증가했다.
부산시는 올해 3만5000개 법인이 약 1900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1500억원)보다 400억원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울산시도 1만230개 법인에서 지난해 신고세액(1842억원)보다 100억가량 늘어난 1950억원을 거둬들일 전망이다. 전남 광양의 경우 2100여개 법인에서 지방소득세로 323억원을 납부했다. 이 가운데 71%인 230억원을 포스코가 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12억원 많은 금액이다.
이처럼 징수액이 늘어난 것은 올해부터 법인지방소득세가 지방세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이 세액 감면이 줄어들었고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오는 15일이면 법인지방소득세 최종 신고·납부액을 알 수 있겠지만 국세인 법인세의 비과세 감면이 지방소득세 법인분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조원 가량 징수액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방소득세가 지방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지자체들이 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법인지방소득세를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능식 한국지방세연구원 세제연구실장은 "법인지방소득세 독립세 전환에 따른 세수증가 등으로 지방세에서 지방소득세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득발생분에만 부과된다는 점과 과세기준의 비합리성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의 노력을 기울여도 영업실적에 따라 세수증대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지역별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남도의 경우 지난해 2만7474개 법인에서 1634억원을 냈는데 올해는 3만2867개 법인이 2144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세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종업원수·사업장규모·매출액 기준으로 부과하는 지방사업소세(영업세)를 낮은 세율로 부과하는 등의 제도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능식 실장은 "법인소득세는 이익이 날 경우만 발생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기업지원노력·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세 중 기업과세 부분을 사업소세 형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