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혁신성평가' 금감원이 맡는다

2015-06-05 11:01:22 게재

금융위원회에서 이관

금감원 반대하다 수용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은행혁신성평가를 금융감독원이 맡게 됐다. '은행 줄세우기'라는 지적과 함께 제도 시행 초기부터 비판이 일었던 은행혁신성평가는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기술금융'을 밀어붙이기 위해 만든 제도다.

5일 금융위와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혁신성 평가를 주관했던 금융위 금융정책과가 해당 업무를 은행과로 보냈고 이후 금융감독원으로 업무를 넘겼다. 금감원은 처음에 반대했지만 '금융권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혁신성을 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사실상 업무를 넘겨받았다.

금융회사들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 금감원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업무이관의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기술금융'의 문제점이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나자 금융위가 은행혁신성평가에 대한 부담을 더 이상 짊어지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혁신성 평가를 처음 시작할 때도 금감원은 반대 입장이었고 그래서 금융위가 금융연구원과 함께 진행했는데 은행권의 반발이 거셌다"며 "당장 기술을 평가할 역량이 안되는 은행들이 담보없이 기술력만을 따져서 대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혁신성 평가는 기술금융에 40점(100점 만점)을 배정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대출을 해줬는지를 실적으로 계산하는 양적 방식으로 은행들의 순위를 매겼다.

혁신성 평가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8월 시행을 발표하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제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임 위원장이 추진했던 제도라서 없애지는 못하고 금감원에 넘겼는데 이후 어떤 방식으로 계속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평가 지표 등 은행혁신성평가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벌일 계획이다. '기술금융'이라는 평가지표가 달라질 수 있고 배점 역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순위를 발표하는 줄세우기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평가에 대해 금감원이 갖고 있는 다양한 지표와 방식이 반영될 것"이라며 "은행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을 바꾸는 방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3일 금융개혁회의는 '기술금융 현황 및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를 벌였으며 금융위는 8일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기술금융 개선방안과 관련해 "기술금융은 특정 부문에 대한 여신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향후 여건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혁신성평가에 대한 초점이 단지 기술금융 실적에 있지 않고 은행의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하는 것과 맞물려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가 기술금융을 금융개혁회의 안건으로 올렸지만 (업무를 금감원에 넘긴 상황에서) 은행혁신성평가를 언급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7월말로 예상되는 2차 은행혁신성평가 발표에 대해서는 평가방식을 약간 수정해 금융위가 진행하지만 내년부터는 금감원이 새롭게 마련한 평가방식에 따라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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