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국민건강과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2013년 고도비만자가 50만명, 초고도비만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비만(체질량지수 25이상)인 경우,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각각 2.6배,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위험은 2.1배, 허혈성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은 1.9배, 신장암에 걸릴 위험은 1.8배나 높다. 이로 인한 진료비는 2011년 2조1284억원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 23이상인 과체중까지 포함하면 2조6919억원이었다.

더 이상 비만은 개인적 문제가 아닌 국민 건강증진 차원에서 범국가적 과제가 됐다. 특히 고도비만과 초고도비만은 개인적 노력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이에 건보공단의 국민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사회전체로 확산해 개인의 생활·운동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고도비만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도비만인 경우 지방세포 자체의 심각한 변성이 생겨 지방세포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도비만은 합병증 위험이 높은 내장비만과 복부비만이 심하다. 이미 변성된 지방세포가 복강 안 혈액과 림프구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킨다. 또 거대대식세포의 증식으로 비만세포 내에서 50여종의 염증물질이 과다분비 되는데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이 이어진다.

고도비만이 일으키는 합병증에는 제2형 당뇨, 골관절염, 비알콜성 지방간증, 수면무호흡증, 폐색전증, 고혈압, 천식, 불임, 암, 우울증 등이 있다.

특히 복부비만이 심한 경우 췌장암, 자궁암, 유방암과 관련성이 높아진다. 폐경기 이후 여성 유방암의 원인으로 비만이 1위에 올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체내에 과도한 체지방이 쌓이면 에스트로겐이 보다 강력한 에스트라디올로 전환되면서 유방암을 촉진시킨다. 복부비만이 심한 남성의 경우 대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지방세포가 대장을 공격함으로써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 혈중 인슐린 농도가 높아져 세포성장을 촉진시키는데 관여해 종양의 원인이 된다.

고도비만은 남녀모두 20∼30대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2002년보다 2013년에 고도비만이 남자는 2.3배. 여자는 3.0배 증가했다. 이는 1980년대 이후를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은 사람들이 성인이 됐을 때 고도비만인 상태가 된 결과로 분석된다. 청소년때부터 비만관리를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필요함을 시사한다.

◆운동 식이 약물 수술 등 종합적 진단과 처방 필요 = 고도비만자들은 혼자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의지만으로 먹기를 줄이거나, 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다. 한번 늘어난 위장과 커진 지방세포 때문에 뇌는 그만 먹으라는 신호보다 더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또 과도한 체중 탓에 관절이 쉽게 손상되는 탓에 격렬한 운동으로 체중감량을 시도할 수도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개인맞춤형 비만관리프로그램이 절실하다. 비만정도와 만성질환 정도에 따라 운동처방사가 운동방식을 안내하고, 영양사가 적절한 식습관을 익힐 수 있게 도와 줘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비만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약물요법은 양한방 대부분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한다. 하지만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그만큼 비례해서 약물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대한 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후의 체중감량 수단은 수술요법이다. 조민영 서울365mc병원장에 따르면,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등이 있다. 위밴드술은 위를 자르지 않기 때문에 합병증이 적다. 가능성은 적지만 문제 발생시 밴드제거술 등을 통해 수술전으로 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소매모양으로 위를 절제해 위 용적을 줄여 섭취량을 제한하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수술법이다. 고도비만 수술 대상이 되는 환자는 조기에 수술을 받을수록 훨씬 빠르게 체중과 체질량지수를 줄일 수 있다.

◆청소년비만 방치하면 성인만성질환 악화시켜 = 개인 맞춤형관리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히 안내받는 것과 더불어 사회제도적으로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비만율 세계2위인 미국은 2010년 소아비만과의 전쟁을 선포, 학생들에게 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고 더 많은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켐페인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2-5세 아동의 비만율이 2004년 14%에서 2012년 8%로 줄었다. 유럽연합과 캐나다도 정크푸드 광고를 규제하고 학교 식당 내 인스턴트식품 판매를 금지 등을 법제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모든 탄산음료, 당분이 들어간 음료에는 예외없이 건강 경고문구를 제품 라벨에 삽입하도록 했다. 이외 미국, 프랑스, 덴마크, 영국, 헝가리, 대만 등은 비만을 유발하는 건강유해식품에 비만세를 부담시켰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특히 청소년시기 비만관리를 놓치면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만성질환을 일으키게 된다"며 "교육부와 공단이 연계해 관리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고, 사회적으로 비만을 예방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