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_ 양천구 신정동 인드라망생협 ‘화요장터’

2015-08-19 00:00:01 게재

귀농자들을 위한 판로 확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요



빽빽이 들어찬 아파트, 주인을 잃어버린 놀이터, 시간을 절약하는 인스턴트식품 등 도시의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조롭고 삭막하다. 때문에 주말만 되면 가족과 함께 야외로 향하는 차들로 도로는 항상 만원이다. 5060세대는 물론 3040 젊은 세대까지 귀농은 더 이상 환상이나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닌 선택의 문제다. 도시민의 귀농을 도와주고 귀농자들이 생산한 농작물을 장터와 매장을 통해 유통하는 인드라망생협 화요장터를 찾았다.



매주 열리는 화요장터에서 싱싱한 농작물 구입 가능
지난주 화요일 오후 2시, 신정2동 인드라망생협 매장 앞에는 산지에서 직접 재배해 올라온 각종 농산물들이 야외천막 밑에 하나둘 전시됐다.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인드라망생협의 화요장터. 산지에서 막 올라온 찰옥수수, 오이, 풋고추, 양배추, 참비름, 파프리카, 양파, 호박, 아오리 사과, 복숭아 등 보기에도 먹음직한 농산물이 한 가득이었다.
산지에서 갓 올라온 제철 먹거리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잦다. 재배자가 직접 보낸 농작물들이라 믿을 수 있고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다. 인드라망생협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한 소규모 영농인과 유기농 제출 먹거리를 구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공동체이자 귀농학교와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생명공동체이다.
인드라망생협 이정호 이사장은 “저희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한 분들의 소규모 농작물들을 도시민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화요장터에서는 귀농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한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신정동 매장 앞에서 판매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장터는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귀농한 농부가 직접 장터에 자리를 잡고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드라망생협은 2003년에 설립돼 2010년 신정동으로 이전했다. 지금의 위치로 온 건 2013년이라 아직은 지역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이곳의 농산물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이 되어야 가능하다. 조합원 가입은 매장에 있는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인드라망생협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후 가입비 3만 원을 내면 된다.

 

귀농 희망자들을 위한 귀농학교 운영

인드라망생협은 도시민이지만 귀농을 고려하는 이들을 위한 귀농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전북 남원에 있는 실상사와 연계해 현지 귀농학교를 운영하며 신정동 매장 옆 건물에서 은퇴 후 혹은 자녀교육을 위해 귀농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을 한다. 이정호 이사장은 “원래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였다”라며 “산업화와 도시화를 통해 자연의 일부였던 인간이 도시에서 살게 되면서 자연과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17년 전 귀농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할 때부터 귀농학교를 운영했다는 인드라망생협은 귀농을 환상이나 꿈이 아닌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으로 생각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문명운동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는 곳이다. 과거에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자 하는 귀농인구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도시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낀 3040 젊은 층의 귀농이 늘고 있다. 전북 남원에 있는 실상사 주변에서는 도시의 삶보다는 농촌의 삶에 매력을 느낀 젊은 귀농자들 덕분에 거주 인구가 늘어났고 갓 태어난 아이들의 수도 증가했다고.
매주 열리는 화요장터에서는 산지에서 갓 올라온 싱싱한 재료들로 만든 화요나눔밥상도 마련해 찾아오는 손님들의 입맛까지 자극하고 있다. 신정동 주민 이소영 회원은 “매장 인근 주민이라 싱싱한 제철재료를 구매할 수 있고 귀농자들의 판로까지 연결해 준다는 좋은 취지 때문에 즐겨 찾는 편”이라고 자랑한다.
주소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144-35
 

< 미니 인터뷰 >
이정호 인드라망생협 이사장
“귀농은 인간이 가진 자연회귀 본능의 표출”

“귀농은 이제 단순한 관심의 차원이 아닌 인간이 가진 자연으로의 회귀 본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저희 인드라망생협은 매장 운영과 화요장터를 통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해결해 드리고 나아가 귀농자들의 판로개척에도 큰 힘이 되어 드리고 있죠.  ”

정진희 & 이소영 회원
“우리 지역에 귀농자들을 돕는 매장이 있어 자주 애용해요”

“평소 새로운 대안 문명 활동에 관심이 많던 차에 집 주변에 이런 좋은 매장이 생겨나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고 나아가 매장 운영까지 맡게 됐어요. 아직은 양천구민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정직하고 신뢰가 가는 제품들로 입소문을 타 하나둘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답니다.”(정진희 회원)

“지역 주민으로 이렇게 좋은 취지의 매장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앞으로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이소영 회원)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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