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을 파고드는 통증 때문에 못 걷겠어요

2015-09-15 02:00:31 게재

발바닥 아치 기능 못해 생기는 ‘족저근막염’ … 하이힐 신는 젊은 여성 환자 증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찌릿~’ 하면서 뭔가 콕 박히는 느낌의 통증을 겪은 경험이 있으신지.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와 발바닥 안쪽을 따라 통증이 생겨 걸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질환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해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18만 명에 달한다. 족저근막염은 왜 생기는 건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분당 채움통증의학과 최유준 원장에게 자세하게 들어보았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이유는.
발바닥 아치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발바닥 아치는 걸을 때 발바닥에 충격을 덜 받도록 스프링 역할을 한다. 오목발이나 평발애서 족저근막염이 많은 이유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5개 가지를 뻗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로,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발바닥은 평상시 걸을 때 자기 몸무게의 3배, 달릴 때는 5배, 점프할 때는 7배의 충격이 실린다.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경우 발바닥 아치가 느슨하게 되고 체중의 부하가 그대로 발에 이어지면 근막 부위가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여성이 족저근막염에 취약한 것은 왜인가.
40~50대 중년 여성이 폐경기 전후의 호르몬 변화로 발의 지방층이 얇아져 충격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이힐을 신는 젊은 여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이힐은 족저근막에 부하가 가해지는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장시간 걸을 때는 쿠션이 있는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간혹 발가락 네 번째와 다섯 번째가 찌릿찌릿 하다며 족저근막염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신경 마찰에 의한 신경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는 게 좋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이는 발이 건강한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오히려 잘못된 보행 습관 때문에 발의 통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고신호다. 간과 마찬가지로 발도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는데, 그 발이 아프다며 통증 신호를 보내는데도 무시하고 걷기가 몸에 좋다면서 계속 걷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에어로빅, 검도, 줄넘기, 배드민턴 등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장시간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조심하는 게 좋다. 평상시 운동을 안 했던 경우라면 물 속에서 하는 운동을 추천한다.

족저근막염의 치료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테이핑 요범이나 뒤꿈치 컵(heel cup)을 맞춰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힐 컵은 발 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해준다. 또 오목발인지 평발인지에 따라 족부 보조기를 추가로 처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통증의학적 치료로 프롤로테라피(증식치료), DNA 재생치료가 도움이 된다. 근골격계 질환에서 손상된 인대, 힘줄 등을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부착되는 부위에 주사제를 직접 투입해 성장 인자의 생성을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손상된 조직을 회복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해진다. 걸을 때 영향을 받게 되니까 무릎, 고관절,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도움말 채움통증의학과 분당점 최유준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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