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스크래치· 센서보드 활용한 창의 컴퓨팅 교육 선보여_애니메이션, 게임을 내 손으로 뚝딱
로봇, 사물인터넷... 어느덧 IT기술이 우리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고 기술의 변화 속도는 현기증이 날 만큼 빠르다. 이 같은 메가트렌드에 맞춰 어릴 때부터 실용적인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진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발빠르게 창의 컴퓨팅 교육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광진구 용마초등학교 컴퓨터교실. “동물합창단 밴드를 만들 건데 명령어 스크립을 어떻게 구성해야 동물이 움직이고 악기가 소리가 날까요?” 강사의 미션이 주어지자 학생들의 손놀림이 분주해 진다.
광진구가 올해 첫 선을 보인 창의 컴퓨팅 교육 현장이다. 초등 3~6학년생을 대상으로 스크래치를 활용한 생활 도구 만들기를 교육하고 있다.
교육에 참여한 조유빈(구의초 6)양은 “내가 원하는 움직임 효과를 다양하게 줄 수 있어 신기해요”라고 말한다. 김택훈(양진초 5)군도 “컴퓨터로 369게임을 만들며 캐릭터별로 정지 동작, 움직임을 규칙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법을 배웠어요”라며 재미있어 한다.

광진구가 선보인 창의컴퓨팅 무료 교육
학생들이 사용하는 스크래치 프로그램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프로그래밍툴. 어린 이들이 까다로운 컴퓨터언어를 배우지 않고도 명령어들이 입력된 블록들을 쌓으며 머릿속 아이디어를 컴퓨터 상에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특히 MIT 미디어랩에서는 영어, 한국어, 불어 등 각국 언어별로 지원해 무료로 스크래치를 공개(http://scratch.mit.edu)한 덕분에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사용중이다. 개인의 작업물은 온라인상에 올려 전 세계 이용자들과 공유가 가능하다.
“학생들이 사진, 이미지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본인의 아이디어를 컴퓨터 상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명령어 조합, 스토리 구성 같은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창의력, 논리력, 컴퓨팅 사고력이 길러집니다”라고 안경란 강사가 설명한다.

스크래치로 만드는 ‘나만의 창작물’
창의 컴퓨팅교육은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교육을 고민중이던 광진구가 한국컴퓨터교육학회 이사인 김수환 총신대 교수와 손잡고 4월부터 선보였다. 광진구 내 초등학생 가운데 신청을 받아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컴퓨터로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직접 만들어 보며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IT교육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리를 내거나 빛이 반짝거리는 기자재까지 갖춰 학생들의 흥미, 관심을 높였습니다. 특히 용마초등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장을 토요일 개방해 준 덕분에 알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라고 광진구 교육지원과 이재헌 교육기획팀장이 설명한다.
교육은 상, 하반기 각각 12주 과정으로 토요일 오후 9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70여명을 대상으로 3~4학년생 저학년반, 5~6학년생 고학년반으로 나눠 진행된다. 각 반마다 메인 강사 1명 외에 2명의 보조강사들이 학생들의 실기 수업을 돕고 있다.
스크래치 프로그래밍툴에 하드웨어인 비트브릭(국내 업체가 개발한 피지컬 컴퓨팅 도구)을 연결시켜 아이들이 오감을 자극하는 제작물을 만들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9월부터 진행되는 하반기 교육까지 연이어 배우는 중입니다. 배운 내용을 응용해 집에서 프로그래밍 해보기도 하고요”라고 최경진(산자초 5)군은 말한다.

개인 창작물 발표회 개최
교육은 스크래치 명령어를 익힌 후 학생들이 원하는 제작물을 직접 만들어 보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학부모를 초청해 작품 발표회도 마련한다.
“상반기 발표회 때는 레고블럭에다 비트브릭을 연결해 모터, LED를 달아 움직임을 주고 빛을 깜빡거리게 한 다음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프레젠테이션한 학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외에 자동문 원리, 주차장 자동 조명 프로그램을 활용한 작품들도 선보였습니다”라고 김수환 교수가 설명한다.
현재 영국, 미국 등지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SW교육이 정규 교과목에 편성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초등 컴퓨터 교육이 문서작업, 파워포인트, 엑셀 등 응용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본질적인 컴퓨팅 사고력 교육으로 변화돼야 합니다. 학생의 사고력, 문제해결력 길러주는 광진구의 창의 컴퓨팅교육 사례가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김 교수는 덧붙인다.
광진구는 오는 11월 말 교육을 마친 후에 설문조사, 자체평가를 그쳐 내년도 심화 과정 개설 등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의 : 광진구청 교육지원과 02-450-7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