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신뢰 만들어내는 장치"
2015-11-09 11:22:07 게재
영 이코노미스트지 특집
정부·중앙은행 위축될듯
◆비트코인 악평에 가렸던 블록체인 기술 '재조명' = 블록체인 기술은 반짝 주목받다가 잊혀진 비트코인의 원천기술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컴퓨터 시스템상에서 자동적으로 발행돼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개인과 개인이 주고받을 수 있는 화폐다.
일부 매니아층은 있지만 비트코인이 제대로 확산되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최근에는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점 △채굴(비트코인 발행을 위한 참가자들의 노력)을 위해 전기 및 연산능력 등의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 △채굴이 일부 계층에 의해 주도돼 조작가능성이 있다는 점 △결제처리 가능 건수가 초당 최대 7건에 불과하다는 점 등이다.
비트코인의 '악평'에 가려 평가절하됐던 비트코인의 원천기술 블록체인 기술은 최근 들어 재조명받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각 참가자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있는 장부로 개별 비트코인의 모든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있다.
블록체인기술은 '신뢰'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은행 등 제3의 신뢰할 수 있는 중개기관이 있어야 전자거래가 가능했지만 비트코인 거래시에는 블록체인기술이 조작이나 부정사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 신뢰를 제공한다. 중앙집중적인 전산망을 전제로 한 기존 금융거래의 틀을 깨는 발상에 주목하는 신생기업들이 생기면서 블록체인기술 활용도 날로 넒어지고 있다.
◆대안적 블록체인 기술에 대형IB 주목 =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존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식과 비트코인과는 별개로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중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후자 쪽이다. 기존 비트코인과 상관 없이 거래참여자가 개별장부를 가지고 관리한다는 개념을 활용하되 거래에 필요한 신뢰는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투자하고 있는 것도 이 쪽이다. 이들 은행들은 금융기관간 거래시 중앙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이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산원장 방식은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더리움사는 분산원장 방식을 이용해 정보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호환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중이다. 렌터카 사업의 경우에도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할 경우 사전에 프로그램된 규칙에 따라 대금, 연료비, 수리비 정산 등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블록체인 기술은 투명하고 수학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한 새로운 기록관리 방식의 출현이라는 측면에서 개인 및 기업이 협력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은행, 중앙청산소, 정부기관 등 신뢰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던 기관들은 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 가격도 덩달아 올라 =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관심을 받으면서 관심에서 잊혀진 듯했던 비트코인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데이터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지난 1월보다 50% 이상 상승한 404.5달러를 기록했다.
금융가의 주목도도 높다. 웨드부시증권은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세계 금융기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년 이내에 6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또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몇 년간 현재의 금융 인프라를 뒤흔들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문업체 매지스터 어드바이저스는 비트코인이 15년 안에 세계 6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업체는 세계 100대 금융기관이 앞으로 2년 동안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10조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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