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용인서 즐겨보는 레포츠 ③ 클라이밍
알록달록 벽마다 찰싹, 너도 나도 스파이더 맨
겨울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신운동으로 딱 좋아
겨울이 문턱까지 다가왔다. 춥다고 웅크리고 있다 보면 눈 깜짝할 새 허리 실종을 부르는 계절이 온 것이다.
성남·용인지역은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기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각종 시설들이 풍부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가까운 지역에서 추운 겨울이 와도 즐길 수 있는 레포츠를 살펴본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신운동은 하고 싶은데 헬스장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클라이밍은 어떨까.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고루 할 수 있는 전신운동인 클라이밍은 도전적인 것을 선호하는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실내 운동이다. 게다가 몸매 라인은 살려주며 잔 근육까지 잡아주는 운동으로 알려져 더욱 각광받고 있다. 클라이밍계의 레전드, 손상원씨가 운영하는 삼평동 클라이밍 짐을 찾아 스포츠 클라이밍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매력 클라이밍
클라이밍 짐을 찾은 금요일은 마침 강습 없이 자유운동을 하는 날이었다. 퇴근 시간을 넘기자 양복 차림의 판교 일대 직장인들이 ‘불금’임에도 불구하고 유흥가가 아닌 암장(실내암벽)으로 찾아들었다. 초콜릿 과자 ‘석기시대’ 같은 홀드들을 잡고 벽에 매달려 저마다 스파이더 맨 놀이를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궁금했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매력에 이끌려 이곳을 찾는 것일까?
클라이밍을 배운 지 이제 1개월가량 되어간다는 전영찬(25세)씨는 “클라이밍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흥분하며 말한다. 이제껏 숨 쉬는 것 말고는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 무엇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어야겠다고 생각해 클라이밍을 선택했다는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강조한다. “아직 초보라서 클라이밍을 한 이튿날은 온 몸이 안 아픈 곳이 없는데 그래도 또 오고 싶어져요. 그만큼 재밌어요.”
6년 전 등반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뒤 재활훈련으로 클라이밍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이재현(55세)씨는 클라이밍을 ‘벽에 붙어서 하는 요가’라고 정의한다. 고교 교사이면서 산악인으로도 활동해 온 이씨는 “재활 겸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암장에 와서 젊은이들과 교류하고 산악 후배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70세까지도 계속 클라이밍을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미만점
전신운동
부모와 함께 온 미취학 아동도 같은 벽에 매달려 운동할 수 있는 클라이밍, ‘손상원 클라이밍 짐’의 김솔아 강사는 “클라이밍은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균형감각과 힘을 길러주고 다양한 동작으로 몸의 모든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전신운동”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골반을 벽에 붙이고 서서 옆으로 이동하는 ‘몽키자세’부터 배우는데 힘이 센 남자에게만 유리한 운동도 아니며 팔다리가 길다고 해서 더 쉬운 운동도 아니라고 한다. 보통 초보자는 홀드를 잡고서 5분을 버티기가 힘들다. 그만큼 칼로리가 많이 소모되는 운동이다. 골반이 빠지지 않도록 유지시켜줘야 하므로 척추 옆의 기립근이 강화되어 허리 디스크나 척추 측만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활운동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발끝으로 디디고 서 있으면서 종아리, 허벅지가 강화되고 매달려 있을 때는 등 근육과 손가락, 팔 근육이 강화된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루트를 차근차근 정복하다가 마지막 홀드를 잡고 완등을 했을 때의 그 짜릿한 쾌감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금’에도 클라이밍을 하러 오신 것 아닐까요?” 한창 훈련에 매진하고 있던 박민이(17, 문현고1) 선수의 설명에 김 강사가 “내려와 쉬는 시간에 수다 떠는 게 재밌어서 오는 건 아니고?”라고 덧붙이자 잠시 쉬던 몸을 일으켜 초크 통에 손가락을 담그며 말한다. “알았어요, 어깨넓이 턱걸이 7번 하면 되죠?”
MINI INTERVIEW | 손상원
“클라이밍의 대중화 위해 힘쓰겠습니다”

2013년 스페인 슈라나에서 ‘라람블라(5.15a)’를 완등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5.15급 등반에 성공한 손상원씨. 1996년부터 등반을 시작해 국내외 각종 대회를 휩쓸며 클라이밍계의 역사를 다시 써왔던 그가 19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픈한 이곳 암장은 개장 초반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난코스를 정복해오던 세계 최정상의 클라이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오픈했으니 어떤 도전적인 코스가 있을까 동종 업계의 관심이 쏠렸었다고 한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손상원 클라이밍 짐의 암벽은 초중급자를 위한 코스로 대부분이 채워졌다.
“클라이밍의 대중화를 위해서 마련한 공간이니까요. 일반인들이 체력훈련과 다이어트,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클라이밍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장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에 일반인 대상용 암벽 위주로 설계했습니다.”
클라이밍 초보자의 흥미 진작을 위해 태권도 띠 색깔을 응용해 흰색-노랑-초록-파랑-회색 홀드만을 잡고 벽을 타는 코스를 표시해 놓아 레벨 성취의 효과도 주는 등 클라이밍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사업 등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그는 최근 복귀하자마자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에서 남자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대회 성적보다는 언제나 완등이 목표”라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성남·용인에서 클라이밍 배울 수 있는 곳
| 손상원 클라이밍 짐 | 031-739-8332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70 |
| B 클라이밍 | 031-715-6158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로144번길 29-1 |
| 수지 클라이밍 | 031-281-7426 | 경기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 499 아르피아스포츠센터 지하 2층 |
| 스포츠 성남 실내암벽 | 031-756-0282 | 경기 성남시 중원구 산성대로80번길 18 |
| 스파이더 실내암벽 클라이밍 | 031-753-8848 |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