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인사 다시 보니 … 여성검사들 '약진'

2016-01-08 11:24:01 게재

법무부 "실력 있는 여검사 주요 보직에 배치" … 아동·인권에 집중 배치 '한계'

최근 법무부가 단행한 인사에서 여성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지방검찰청 검사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기용되는가 하면 대검 등의 정책부문에도 발탁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 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2·3차장에 여성검사가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던 데 비하면 실망스러운 인사라는 지적도 있지만 법무·검찰의 각급 주요 보직에 골고루 배치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48명의 검사장급 검찰간부 중 '홍일점'인 조희진 검사장(19기)이 의정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의정부지검은 수도권 지방검찰청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곳으로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조 검사장은 2000년대에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 고양지청 차장을 거친 바 있어 이 지역으로 오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검사장의 뒤를 이어 차기 여성 검사장 후보로 꼽히는 이영주·박계현·김진숙 검사(22기)는 각각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춘천지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보임됐다. 이들은 이번 검사장 진급 인사에서 22기가 후보였던 만큼 2번째 여성 검사장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에는 고배를 마셨다. 박계현 검사는 지난 2011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검 대변인을 역임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정책 부문에도 여성 검사들이 골고루 배치됐다. 법무부에는 이노공 인권정책과장(26기), 고경순 여성아동인권과장(28기)이 배치됐고, 대검에는 김남순 피해자인권과장(30기), 서울중앙지검에는 박지영 총무부장이(29기) 임명됐다. 여성·아동·인권 분야에 집중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검사로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기대해 볼 만하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검 피해자인권과장을 역임한 박지영 총무부장은 첫 여성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에 배치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법무부는 "검찰 내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는 여성 검사들을 다수 발탁했다"고 평가했다.

고위급 검찰은 여전히 남성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평검사 중에서는 여성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전체 여성 검사는 549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여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검사 중에서도 여성 검사 비율은 50%를 넘는다. 지난해 사법연수원 44기 출신 33명 중 여성이 19명, 남성이 14명으로 여성 비중이 57.6%였다.

장기적으로는 여성 검찰총장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여성 검사는 "여성 법무부장관이 나올 줄 그 당시 알았겠느냐"면서 "자리에 걸맞게 준비된 여성 검사가 있느냐가 문제일 뿐 기회가 오는 것을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대구·광주지검에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신설했다. 초대 부장검사에는 신은선 춘천지검 부부장(30기), 오정희 서울남부지검 부부장(30기) 등 여성 검사가 임명됐다.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성범죄 및 아동학대범죄 등을 수사하는 곳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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