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에 이기성씨 임명 '시끌'

2016-02-25 11:22:17 게재

출판인회의 "반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에 이기성(70) 전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사진)가 임명됐다. 이 신임 진흥원장은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와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전자출판 1세대다. 장왕사는 해방 직후 당시 유명했던 교과서 출판사다.

이 신임 진흥원장은 한글이 디지털 기기에서 완전하게 나타나도록 한글표준코드를 제정하는 데 참여하고 한글폰트를 개발해 출판·인쇄산업 발전을 주도했다. 문체부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진흥원을 잘 이끌어 출판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신임 진흥원장 임명에 대해 한국출판인회의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공식 발표에 앞선 24일 한국출판인회의는 이 신임 진흥원장의 내정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개최된 '2016년 한국 출판 콘퍼런스'에서 반대 성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24일 '2016 한국 출판 콘퍼런스'가 개최된 가운데 윤철호 회장(오른쪽) 등 한국출판인회의 인사들이 '제2의 출판진흥원장 낙하산 인사를 규탄한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한국출판인회의 제공

출판인회의는 '제2의 출판진흥원장 낙하산 인사를 규탄한다'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를 또 다른 낙하산 인사로 규탄한다"면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기성 계원예술대학 명예교수는 정년퇴임한 지 오래된 사람으로서 출판계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무리한 임명으로 당장 파리 도서전 등 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출판인회의가 협력해야 할 여러 일들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일환 문체부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신임 원장은 종이출판, 전자출판, 출판학계 등 현장과 이론을 두루 섭렵한 출판 전문가로서 출판계 내 인지도와 안정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판계 일부에서는 범출판계 인사가 임명된 것으로 판단, 임명 반대 보다는 앞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출판 분야에서 일을 해 왔고 전자책 1세대인 것은 맞지만 고령으로 출판계가 원하는 여러 일들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면서도 "이미 임명이 된 만큼 앞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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