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문재인당으로 재편중?

2016-03-15 11:14:36 게재

공천결과는 남는 장사

"김종인으로 차도살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가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각 지역에 대한 공천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당내가 시끄럽다. 특히 친노 핵심인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김종인 대표가 친노·운동권을 청산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일각에서는 더민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입지가 더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은 14일 언론인터뷰에서 "더민주가 친문재인 정당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공천에서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배제됐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았겠지만, (문 전 대표와) 껄끄러운 사람들이 탈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친노 2진, 친노 방계가 희생양이 됨으로써 친노에 가까운 분들만 남게 됐고, 결국 문 전 대표의 장악력은 더 높아졌다"며 "정당성이나 절차없이 김 대표를 모셔와 '차도지계'를 통해 문재인체제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더민주의 현재까지 공천현황을 보면 문 전 대표가 전혀 손해보지 않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자신보다 연배가 높거나 통제권 밖에 있는 중진의원 정리 △노영민 의원을 제외한 초재선 핵심측근 생존 △표창원 김병관 등 자신이 영입한 인사의 대거 전략공천 등을 근거로 든다.

실제로 이해찬 문희상 유인태 등 친노로 분류되지만 친문재인계라고 할 수 없는 중진 의원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인호 부산사하갑 지역위원장은 지난해 혁신위원으로 있을 때 '이해찬 용퇴론'을 주장해 문 전 대표의 의사가 일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을 낳기도 했다.

친노중진이 대거 탈락한 반면, 홍영표 전해철 김태년 김경협 등 측근인사들은 대체로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표창원 김병관 양향자 김정우 오기형 등 10명 가까운 영입인사가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해찬 정청래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는 말도 안되는 것으로 문 전 대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문재인당으로 재편됐다는 것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 그런 식으로 매사를 정치공학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정치의 하수이고, 탈당해서도 인정을 못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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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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