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능장 - 이한섭 배관기능장
“공부 못해도 포기하지 마세요”
<최고를 이룬 기능장에게 듣는다>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최고 기술을 연마하여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자리까지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능인의 최고 자격증을 취득한 기능장들이다.
전공분야가 아니면 쉽게 알 수 없을 기능장의 세계. 이 기능장의 세계는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에도, 청년들의 취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천안아산내일신문은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능장들을 찾아가 그들의 직업세계를 안내하고 조언을 전달하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배관기능장은 신속 정확하고 효율적인 배관시설을 시공하고 생산성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반 환경조성과 최상급 전문기능인력을 양성하고자 제정한 국가기술자격증이다.
최근 산업설비 및 건축구조물의 대형화와 정밀화 추세에 따라 배관설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날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이 분야 기능인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배관기능장은 국가기술자격 임금 상위 20개 종목에 해당하며 평균 임금이 580만원을 웃도는 고소득 직종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종사비율 또한 78.7%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이 20개 종목은 2010~2012년 3년간 취득자 수가 100명에 못 미치는 희귀 자격증에 속했고 이중 배관기능장만 100명 이상 취득한 자격증으로 나타났다.
이한섭(34) 배관기능장은 “배관기능장은 필기·실기 합격률이 50~60% 대로 타 기능장보다 높은 편이다. 공부와 담 쌓았던 나도 해냈다. 누구든지 할 수 있다”며 관심 있는 청소년의 도전을 격려했다.

듣기 싫은 잔소리도 나를 위한 것이면 귀 기울여야
이한섭 배관기능장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기능장을 취득하고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언뜻 보면 어릴 때부터 준비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대를 진학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이한섭 기능장은 “공부를 많이 못해서 공고에 진학했다”며 “대학은 꿈도 꾸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먹고 살 길을 걱정한 부모를 위해 전문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전문대를 진학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그저 그런 대학생활을 보냈다. 군대를 다녀온 후 비로소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상황에서 더 나은 취업을 고민했고 4년제 대학에 편입할 필요성을 느꼈다. 목표가 생기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한섭 기능장 자신도 놀랐다.
공부하기 싫어도 영어는 반드시
하지만 중·고등 때 공부 안 한 티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영어가 몹시 부족했다. 이 기능장은 굳은 결심을 하고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2년간 다녀오기로 했다.
“부모님은 말리셨지만 제겐 큰 도움이 됐어요. 호주를 다녀온 후 밑바닥이던 토익성적은 합격선 근처까지 향상했거든요. 또 넓은 세상을 경험했다는 성취감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성장했어요. 정말 값진 경험이었어요.”
도전은 계속 이어졌다. 내친 김에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밟고 있다.
공부는 머리 좋은 사람만 하는 거라고 여겼던 이 기능장은 “머리가 나빠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 부족한 것을 채우고 싶었다”며 “학창시절 그렇게도 마음에 없던 공부를 스스로 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다”고 말했다.
그가 학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녹록치 않은 세상과 마주한 경험 때문.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직접 부딪치고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이 속한 학교와 지역이 얼마나 좁은지 알 수 있었다는 것.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잔소리 같은 그 말들이 왜 중요했는지 한참 뒤늦게 깨달은 거죠.” 이 기능장은 다그치기보다 걱정해준 부모에게 더없이 감사했다. “그때 만약 부모님이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내버려두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미래는 기능인이 대접받는 세상”
그래서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강렬한 당부를 전했다. 자기의 꿈이 정말 자신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신중히 고민해보라는 것.
“자신의 결정이 최선이라고 단언할 순 없어요. 직·간접적인 경험과 통찰이 많이 필요함에도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지엽적인 지식과 경험이 세상을 이해하는 최선의 잣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능장은 진로진학의 고민이 깊으면 대학 진학시 범위가 넓은 전공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 안에서 세분화된 자기 전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
“우리나라는 국가가 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해 전문자격증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어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서도 많은 혜택을 주며 정석으로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있죠. 실제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은 공학교육 인증제 등을 통해 자격증 취득자를 더 챙기고 있고요. 미래는 기능인이 대우받는 세상이 될 겁니다. 도전하세요. 해낼 수 있습니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장점>
1. 입학금과 3년간 수업료 면제
2. 우수 학생 해외 기업 취업연수 기회 제공
3.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출신 재직자 해외유학 지원 기회 제공
4. 공공기관 고졸 채용 공고비율 20% 확대
5.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특성화고 출신 전문인력 채용기회 확대
6. 취업 후 최대 4년간, 만 24세까지 입영 연기
7. 재직자 특별전형, 사내대학, 계약학과 등 대학진학 기회 확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포털 하이파이브(www.hifive.go.kr)에 들어가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한섭 배관기능장 약력>
현 ㈜ 썸백 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현 공주대 공과대학 출강
전 인하공전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