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핵무장론은 안보 포퓰리즘"

2016-04-27 11:20:18 게재

안보전문가들 비판적 시각 뚜렷

아산플래넘 2016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을 계기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남한의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국제적인 석학들과 외교안보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많고, 현실성이 낮은 안보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6'에 참석한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과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각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남북문제 해법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한 내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제기한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했다.

존 햄리 소장은 "현재 한국은 굉장히 많은 윤리적 의무를 다하고 있고,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정당하지 않은 북한 핵 위협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그런데 만약 핵(무기)을 개발하면 그와 같은 윤리적 입지는 약화될 것"이라며 "만약 대한민국이 핵무장을 하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핵우산을 철회하면 한국의 핵무장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핵우산을 철수할 리가 없기 때문에 질문이 말이 안된다"고 일축한 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현재 상황에 굉장한 우려와 좌절감을 느끼겠지만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이 해법이 아님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독자핵무장, 주한미군철수 등)이 한국 내에서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저도 트럼프 후보 발언을 접했지만 그의 의견이 미국 국민 의견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면서 "동아시아 평화와 미국 안보를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은 유지되고, 핵우산도 견실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펑 원장은 한국내 핵무장론에 대해 "민족주의를 반영한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영토규모와 경제구조 등을 고려하면 핵무장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핵무장을 하면 한국 안보는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5차 핵실험이 현실화됐을 경우 선택가능 한 추가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존 햄리 소장은 "북한이 도발을 하게 되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되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단계는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아인혼 연구원도 "안보리 결의안 2270호를 이행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중국이 핵심"이라면서 "중국이 실제 대북 제재를 얼마나 강하게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게 되면 중국의 강력한 반응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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