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_우리의 영웅 ‘홍길동’이 나타났다

2016-05-06 16:23:44 게재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 홍길동. 하지만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속 홍길동은 우리가 아는 그 홍길동이 아니다. 그의 비주얼은 셜록 홈즈에 가깝고, 그가 등장하는 배경은 만화 같으며, 그의 정서는 상당히 비관적이고 우울하며 뒤틀려 있다. 악당들을 소탕하고 다니지만 악당보다 더 잔혹하고 비정하다. 이 낯설고, 부정적이고, 병적인 홍길동을 표현하는 이가 바로 대세 배우 이제훈이다.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또 한 번 어려운 역할을 담당한 배우 이제훈. 정체성이 모호한 역할 전담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의 연기는 한껏 물이 올랐다.
드라마 ‘시그널’ 초기, 연기에 대한 논란까지 일었던 것은 그가 맡은 역할의 성격이 모호했기 때문. 이번 영화 속에서도 그가 표현하는 홍길동은 매우 복잡한 인물이다.
정의를 구현하는 사설탐정 사무소 활빈당의 수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복수를 꿈꾸며 살고, 뇌를 다쳐 타인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에 행동 방식이 무척 공포스럽다. 하지만 뜻밖에 캐러멜을 좋아하고, 원수의 손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섣불리 복수를 실천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낯설게만 느껴지던 홍길동은 어느새 아주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변해 있다. 홍길동이 매력적으로 변하자 아주 폭력적인 범죄소탕 장면은 그저 신나고 화끈한 총격신 정도로만 느껴진다. 역시 조성희 감독이다. ‘늑대 소년’ 송중기를 그리 멋지게 만들더니, 악당 같은 홍길동을 너무 매력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영화 속 매력적인 인물은 이제훈 하나가 아니다. 지금껏 출연한 영화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악당으로 등장하는 김성균, 명불허전 박근형, 고혹적이고 신비로운 황 회장 역의 고아라, 존재감 강렬한 조연 정성화에서 매력적인 아역 탤런트까지 놓칠 것 하나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놀랍다.
멀쩡한 배경을 뒤틀어 CG를 입히고, 소품과 소재를 헝클어 미지의 시공간을 만든 배경도 신비롭다. 한국판 ‘어벤져스’의 시작, 탐정 홍길동을 만나러 가보자.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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