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대국회 |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

"계파갈등, 지도체제보다 사람 문제"

2016-06-16 11:32:22 게재

"국민이 회초리를 든 뜻이 너무나 분명한데 우리는 아직도 구호뿐인 것 같다."

유기준(부산 서구동구·사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52%의 지지율로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때 석권이 예상되던 '안마당' 부산에서 같은 당 후보 18명 중 6명이 줄줄이 낙마, 성난 민심을 목격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던 그는 "더 이상 계파에 기대지 않겠다"며 지난달 당선인 총회 원내대표 경선에서 새누리 첫 '탈계파 선언'을 했다. 원내대표 자리는 정진석 의원에게 돌아갔다. 유 의원 이후로 "나부터 탈계파 하겠다"며 '1인칭 선언'을 한 친박계 의원은 아직 없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 의원은 현재 자신의 20대국회 첫 법안으로 '양식산업발전법' '어선안전조업법' 2건(제정법)을 준비중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양식업은 장소가 해수면(수산업법)인지 내수면(내수면어업법)인지에 따라 관할 법이 다르다. 규모 있는 전문산업으로 키우기에 한계가 있는 구조다.

유 의원은 "양식업의 지원·육성·관리체계를 통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선안전조업법은 부주의, 남북대치 상황, 중국 쪽 불법조업 등으로 빈발하는 어선사고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게 목적이다.

그는 "현행 규범에도 어로한계선, 조업자제선, 특정해역, 조업자제해역, 출·입항 신고 및 조업 중 위치보고 등의 내용이 있지만 그 근거가 취약하다"며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를 하려면 정책적 지원근거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당 워크숍에 참석한 유 의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는데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총선패배 원인을 계파갈등으로 꼽고 극복하겠다고 했지만 가시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구호만 외치고 있을 뿐, 실제로 진행되는 걸 피부로 못 느끼고 있다"며 "혁신비대위도 계파청산·경제를 과제로 꼽았지만 (당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갈등이 분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비대위가 발표한 단일성지도체제안에 대해서는 "고민한 흔적은 역력하지만 당내 갈등이 지도체제 바꾼다고 해소되리라 보긴 어렵다"며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한다 해도 다른 최고위원들을 아우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계파청산이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계파를 떠나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탕평인사해야 한다"며 차기 당대표의 조건으로 소통, 단합, 3당 지도체제 하의 정치력을 꼽았다. 전당대회 날짜를 8월 9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투표율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 평일인데다 시기가 좋지 않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출발 20대국회" 연재 보기]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