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다시 논란 │전두환 아들·처남 일당 400만원

노역장 유치 3년 상한이 문제

2016-07-04 10:54:22 게재

'상한 없애야' 주장 … 대법원도 '징역형 상한 넘어도 무방' 판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52)씨와 처남 이창석(65)씨가 지난 1일 노역장 유치를 위해 서울구치소로 들어가면서 또다시 '황제노역' 논란이 일었다.

조세포탈로 지난해 확정된 벌금 액수는 각각 40억원인데, 봉투접기 같은 단순노동으로 하루에 갚아나가는 금액이 4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취재진 질문 답하는 전재용씨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가 2013년 9월 4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은 전날 오전 전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세포탈 및 해외 부동산 소유와 관련한 의혹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하지만 노역 환산액이 하루 400만원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됐다. 인터넷에서는 "최저시급에 맞춰 일당을 계산해야 한다", "통상 10만원 수준인 일반 형사사범에 비해 호사를 누린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이들이 일반 재소자보다 더 힘든 일을 하거나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닌데 동일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을 적용하지 않고 차별임금을 적용하는 이유는 현행 형법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을 정해 노역장에 유치해 작업에 복무하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금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일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두도록 해야 한다. 2014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황제노역 문제가 불거져 신설된 규정이다. 벌금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 기간의 차등을 둬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규정이 도입되긴 했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노역장 유치 제도는 다시 도마에 올랐다.

고액 벌금 미납자의 황제노역을 막기 위한 손쉬운 방법은 현행 3년인 노역장 유치 기간의 상한을 높이는 것이다. 3년이내라는 상한선 때문에 일당 400만원이란 액수가 도출됐기 때문에, 상한을 늘리면 일당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상한에 따라 벌금액을 나누기 때문에 고액 일당의 황제노역 논란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상한을 아예 없애 노임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노역장 유치 제도 자체가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전환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마냥 상한을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징역이나 금고는 신체의 자유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재산에 대한 형벌인 벌금보다 엄한 형벌로 취급된다. 노역장 유치 기간의 제한을 풀게 되면 재산형인 벌금형이 실질적으로 자유형인 징역형으로 변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서울동부지법 문유석(47)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점을 설명했다. 문 판사는 "형법인 유치기간 상한을 3년으로 정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벌금형은 징역형 등 자유형보다 체계상 더 가벼운 형벌이다"라며 "본질적으로 재산을 박탈하는 형벌인 벌금을 내지 않는다고 무제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를 낳으므로 3년의 제한을 둔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법원은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 유치 기간이 선택형으로 규정된 징역형보다 길어도 무방하다고 판결한 적이 있다.

장기 2년의 징역형 대신 벌금 3980만원을 선고하면서 5만원을 1일로 환산해 796일의 유치 기간이 나온 사건이었다. 노역장 유치 기간이 징역형의 기간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유치기간이 징역형 2년 보다 넘게 됐지만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률사무소 동행 한상준(36) 변호사는 "노역장 유치는 벌금납입의 대체수단이자 벌금납입을 심리적으로 강제하는 수단"이라며 "벌금액에 비해 노역장 유치기간이 너무 짧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할 필요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노역장 유치 상한의 문제는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해 국회에서 논의될 수 밖에 없다. 문 판사는 "국민의 뜻이 모아지면 개정할 수도 있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화 장승주 기자 ea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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