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알버트 로봇이 척척…재미있고 신기해요”

2016-07-07 15:35:23 게재

진로체험버스, 고품격 맞춤형으로 개선

농산어촌교육 불균형 해소에 기여 …96개 기관 단체에 위촉장

“학교 끝나면 가게 들려서 콩나물 한 봉지 사오라고 엄마한테서 문자가 왔네요?”

“자~ 알버트를 작동시켜서 엄마 심부름을 완성해보세요”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스마트로봇 코딩연구회’ 오영아 강사가 주문했다.

주문을 받은 아이들 손놀림이 빨라졌다. 알버트(SW 코딩 인형)를 그림판 위에 올려놓고 작동 카드를 집어넣었다. 알버트는 좌우 길을 찾아 정확하게 가게 앞에서 멈췄다. 김성연(1학년)양이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김 양은 강사의 주문을 받은지 딱 2분만에 SW로봇코딩을 완성했다.

7일 오후 세종시 장기중학교 1학년 22명이 조치원읍 소재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세종시 장기중학교 학생들이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로봇 코딩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두 시간 넘게 SW로봇코딩 체험과 SW에 기반한 신직업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단순한 진로체험에서 벗어나 교실수업 연장학습이다. 학생들은 그동안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미래사회 핵심인 로봇코딩 프로그램에 푹 빠져들었다.

이나영(1학년1반) 양은 “카드로 로봇을 움직이는게 정말 신기하고 신나요” “평소 음악을 좋아했는데 알버트가 움직일 때 내는 소리에 다양한 곡을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웃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오영아 강사는 “ SW로봇코딩 수업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요즘 아이들이 조금만 복잡하면 쉽게 포기를 하는데 이러한 수업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분해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같은 시간. 경기도 평택 운중중학교 1학년 학생87명도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찾았다. 서울과기대학 창업교육센터에서 마련한 ‘티움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티움스쿨’은 분야별 특별교육과 멘토링으로,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새로운 창업관련 프로그램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서류심사, 교육, 발표심사, 기업의 정성적 부분까지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교육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다. 학생들은 평소 생각했던 기업가에 대한 생각을 토론과정에서 쏟아냈다. 이어 기업가 정신 함양 게임과 진로체험 소감을 정리했다.

이날 행사는 ‘찾아가는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 일환으로, 진로체험 기회가 부족한 농산어촌 학교를 위해 마련했다. ‘찾아가는 진로체험버스’ 운영은 지난해와 달라졌다. 농산어촌 지역을 찾아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체험 장으로 학생들을 모셔(?)다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학교로 찾아가 진로체험 교육을 제공했지만, 버스에 양질의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없어 주요시설로 학생들을 싣고 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진로체험버스는 지난해 강원횡성 평창지역, 울릉도, 전남 완도 청산도 등 농산어촌을 돌며 총 385회를 운행했다. 체험기회가 적은 학생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도와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자유학기제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전국 1206개 학교를 찾아갈 계획이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직업 등 양질의 수준 높은 진로프로그램을 1회 이상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농산어촌 학교 21개교는 지원기관과 손잡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로체험버스에 참여하는 정부부처나 기관, 대학, 단체 등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44개 기관에서 올해는 96개로 크게 늘었다. 진로체험 버스에 탑재한 프로그램도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반응이다. 과학 분야 뿐 아니라, 예술문화 분야도 정상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놀며 배우는 국악’ 강좌나 경북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단 ‘내 꿈을 찾는 창업 여행’ 현장 체험,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와글와글 스타트업’, 전북대학교 안전한 건축물 만들기 등 학생눈높이에 맞춰 진행한다.

아바타를 이용한 3D 에니메이션제작, 뇌의 세계와 해부관찰, 미래 자동차, 창작뮤지컬 등 프로그램 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대부분 미래 직업군을 겨냥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직업능력개발원측 설명이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7일 오후 대전 유성에서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 96개 운영기관과 단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와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교실수업과정에서 배운 이론과 토론 내용을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체득할 수 있도록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을 당부한다”며 “자유학기제는 대한민국교육 변화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산어촌지역 학생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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