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동아시아담론

'동아시아학 20년'을 체계화하다

2016-07-22 10:41:27 게재
동아시아 담론 / 윤여일 지음 / 돌베개 / 2만8000원

'동아시아 담론' 실체는 무엇일까? 어떻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할까?

저자가 1990~2000년대 주요 주요계간지들의 특집 횟수와 제목, 발표한 논문 편수 등을 조사한 결과 '동아시아 담론'은 한국 인문사회 학계에서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밝혀낸다.

따라서 이 책은 이십여년간 발표된 동아시아 관련 글과 논문을 한자리에 모아 비판적이고 체계적으로 읽어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저자 윤여일은 동아시아 곳곳의 사상가들을 만나 사상과 사상을 잇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동시에 동아시아 주변국을 여행하며 느끼고 배운 것들을 글로 풀어냈다. 1부 '동아시아 담론의 형성과 이해'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동아시아 담론의 이행 과정을 살핀다. 각 시기별로 동아시아 담론이 어떤 지향을 갖고 활용됐는지 분석한다.

2부 '동아시아 담론의 계열화와 지식계 내외의 조건들' 에서는 담론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배치 양상과 경합 논리를 보이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하위담론인 대안체제론, 문화정체성론, 발전모델론, 지역주의론으로 나눠서 지식계 내외 요소들의 변화에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며 변화를 겪었는지 살핀다.

저자는 서문에서 "동아시아 담론의 전개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해당 시기 한국지식계의 조감도가 그려진다"고 설명한다. 1990년대 한국 지식계에서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문학 역사 철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다.

인문학 영역에서는 주체 구성의 지평으로,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긴박한 분석 범주로서 동아시아를 조명했다. 세계자본주의체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탈서양화를 꾀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서양중심적 사회질서에 대한 대안체제를 모색하자는 논의도 활발했다.

그런데 최근 동아시아 담론은 인문사회학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회고의 대상이나 한 시절 연구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저자는 '동아시아 담론'을 유산으로 삼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성이 지닌 중층성을 살펴보고 국가 형태의 이질성과 국가간 국가관계 간 비대칭성과 같은 '동아시아 내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한국의 특수한 조건에 더욱 천착해 자신의 원리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여일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거쳐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에 '탈냉전기 동아시아 담론의 형성과 이행에 관한 지식사회학적 연구'로 서울대학교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사상의 원점' '사상을 잇다' '여행의 사고 하나 둘 셋'을 쓰고,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 '사회를 넘어선 사회학' 등을 한국어로 옮겼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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