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강만수 지시로 지인회사에 54억 부당투자

2016-08-05 10:53:56 게재

"임직원들 모두 반대, 남 전 사장이 강행"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수뇌부 간 유착 의혹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만수(71) 전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지시로 대우조선해양 자금 54억원이 강 회장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됐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일 강 전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남상태(66·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바이오업체 B사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단서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 관계자는 "강 전 회장이 산업은행장에 취임한 뒤 남상태 전 사장에게 전남 고흥의 바이오업체 B사에 80억원을 투자하라고 지시했다"며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모두 반대했지만 남 전 사장이 이를 강행했고 수년에 걸쳐 투자비 명목으로 54억원이 B사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계열사인 부산국제물류(BIDC)는 2011년 9월과 11월 B사에 각각 4억 9999만 8000원을 투자했다.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이사회 의결과 산업은행 사전보고를 해야 한다. 남 전 사장은 이를 피하기 위해 천원 단위로 투자비를 집행하는 꼼수를 썼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 2월에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기술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로 강 전 회장이 퇴임하기 전까지 2012년 18억 7000만원, 2013년 25억 3000만원 등 44억원이 건네졌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에서 B사로 흘러간 금전이 사실상 뇌물이라고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조사를 마친 뒤 강 전 회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 전 사장의 측근인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가 이날 구속기소됐다.

이 대표는 남 전 사장 재임 당시 추진된 오만 선상호텔, 서울 당산동 빌딩 사업 등의 진행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는 등 대우조선해양에 177억원 상당의 금전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장승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