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 "문고리 3인방, 최씨 심부름꾼"

2016-10-26 11:12:22 게재

"대통령 단독 결정 없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최(순실)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라고 말했다고 한겨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이 전 총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며 "최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고리 3인방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실장 등 이른바 가신 3인방을 일컫는다. 그는 이어 "최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항상 30㎝가량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최순실씨는 모임에서 이 자료를 던져주고 읽어보게 하고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최씨의 말을 듣고 우리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 올리면 그게 나중에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돼 거꾸로 우리한테 전달됐다"고 말했다. 또 최씨가 장관 인선을 주도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 전 총장은 "한 10%는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으로 최순실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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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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