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스차일드(유대계 국제금융재벌 가문), 기득권 새판 짤까

2016-11-11 11:11:51 게재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그를 브랜드화하려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투자전문 블로그인 필로소피 오브 메트릭스(PoM)는 "장막 뒤에 숨은 거대한 후원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트럼프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고 주장했다.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선대위 운영매니저로 수고한 켈리안 콘웨이와 함께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PoM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1987년 리조트인터내셔널이라는 카지노 호텔 지분 93%를 인수하면서 카지노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더 깊은 속얘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1978년 10월 30일 '스포트라이트'지의 기자 앤드로 조지의 기사에 따르면, 리조트인터내셔널 호텔은 록펠러와 로스차일드 가문,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모사드의 위장사업체였다.

스포트라이트의 기사가 폭발력을 가진 데는 당시 저명한 정치인과 검·경 등 수사기관, 월가의 금융인 등이 공모해 불법 조작 카지노를 운영했다는 점을 폭로했기 때문이었다. 월가는 도박장 운영에 필요한 돈을 빌려줬고, 정관계의 고위급 인사가 불법 카지노시설을 묵인하는 대가로 수시로 드나들며 도박을 했다.

나아가 CIA와 모사드가 이 호텔을 통해 마약과 무기 등의 불법거래자금을 세탁하는 한편 도박장에서 나오는 막대한 이익을 활동비로 썼다는 점도 드러났다.

마약중독과 도박을 통해 대중을 조작하는 일은 불법자금 세탁보다 훨씬 막중한 일이었다. 영국 동인도회사가 중국인을 아편에 중독시켜 종속시켰던 것과 같이 자금세탁은 부수적인 이득이었다.

당초 이 호텔은 1950년대 초 CIA국장인 앨런 덜레스와 뉴욕주지사를 3번이나 지낸 토머스 듀이가 만든 위장회사였다. 당시엔 메어리 카터 페인트 회사로 불렸다. CIA와 모사드의 자금세탁 용도로 쓰였다. 1958~59년 듀이는 200만달러의 CIA자금을 들여 자신의 친구인 크로스비 밀러가 운영하던 회사를 사들여 '메어리 카터'라는 이름으로 합병했다.

메어리 카터는 CIA의 자금을 세탁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에 반대하는 집단에 무기구입 명목으로 건넸다. 카스트로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또 비슷한 목적으로 카리브해 연안에 최고급 카지노도박장을 개설했지만, 이를 알아차린 쿠바 당국의 시설 폐쇄로 좌절되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 보도에 따르면 리조트인터내셔널의 실질적 대주주는 메이어 랜스키와 데이빗 록펠러, 세계 최대 항공재벌인 IOS, 티보 로젠바움, 로스차일드 가문의 에드먼드 남작, 윌리엄 멜론 히치콕 등이었다.

랜스키는 이사회 의장으로 불법 도박장의 주된 자금을 대는 인물이었으며, CIA와 모사드 등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로젠바움은 모사드의 스위스 지부 책임자로 불법 무기거래와 유럽 내에서 랜스키의 자금을 불법세탁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애드먼드 남작은 유럽 최고의 금융가문인 로스차일드 출신으로 모사드와 연계돼 있었다. 히치콕은 미국 최대 부자 중 한 명으로 CIA와 연계돼 있었다.

리조트인터내셔널을 비약적으로 덩치를 불렸다. 도박업계에선 '최고의 수익을 내는 곳'으로 불렸다. 1970년대 비밀 사설도박장을 운영하던 전 세계 큰손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미국 작가 마이클 콜린스 파이퍼는 2004년 저서 '새로운 예루살렘 : 미국의 시오니스트 권력'에서 트럼프가 리조트인터내셔널과 관련을 맺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1987년 CIA가 내세운 리조트인터내셔널의 바지사장 제임스 크로스비가 죽자,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 CIA는 젊고 혈기가 방자한 부동산개발업자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는 크로스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도박사업에 발을 들인다.

이후 트럼프라는 이름은 그의 튀는 개성과 집요함으로 일반명사가 됐다. 고급호텔과 아파트, 상업용 부동산 건물마다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언론에 대서특필될 때마다 리조트인터내셔널 뒤에 숨은 큰손들은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이후 로스차일드의 지원은 보다 분명해졌다. 1992년 3월 22일자 블룸버그통신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리조트인터내셔널에 이어 1989년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3곳까지 인수한다. 하지만 뉴욕 부동산시장이 급락세를 맞는 바람에 재정파탄 위기에 빠졌다. 그때 로스차일드그룹의 선임운영이사인 윌버 로스의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회생했다. 뉴욕 부동산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트럼프의 재산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트럼프의 부동산 제국이 리얼리티TV 등의 부문으로 확장된 계기가 됐다.

로스는 24년간 로스차일드그룹에서 일했다. 1990년대 말 2억달러의 자금으로 헐값에 나온 자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2000년 4월 1일 로스는 4억5000만달러를 모아 파산위기에 놓인 회사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당시 뉴욕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2000~01년 닷컴 버블이 사그라들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9.11테러 사건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인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났다. 파산에 몰린 회사가 속출했다. 엔론과 월드컴, 글로벌크로싱 등 회계분식으로 거품을 유지해온 회사들이 파산했다. 게다가 철강과 섬유 등 구경제 부문도 과도한 부채와 치열한 국제경쟁, 노사간 불화 등으로 생존기로에 몰렸다. 로스는 때를 놓치지 않고 태풍에 떨어진 낙과들을 거둬들였다. 올 3월 9일 블룸버그는 "로스차일드와 연계된 억만장자 로스가 트럼프의 대권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로스와 트럼프처럼 로스차일드가문의 지원을 받는 사람들이 금융과 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은 자명했다. 미국민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주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철강과 섬유 산업 부문에 막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는 미국 전체를 성장시키겠지만 로스와 같은 인물의 재산을 특히 늘려 줄 것이다.

트럼프는 사실 기득권이 내세운 후보다. 힐러리나 공화당 예비후보였던 젭 부시, 미트 롬니, 테드 크루즈 등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미국 내 엘리트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반면 트럼프는 국제금융그룹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

반기득권 선거전략을 내세운 역사상 어떤 인물도 트럼프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도래를 암시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금융을 쥐락펴락하는 은둔세력이 미국 내의 기존 기득권 대신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음모론식 주장이다.

PoM은 "트럼프의 당선은 국제통화체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며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미국 내 수요를 만족시키는 국가통화로서의 역할에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달러의 역할 축소는 미국이 더 이상 무한정 달러를 찍어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국제연합(UN)에 대한 자금지원을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다. 세계 경찰로서의 임무도 축소된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 공약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PoM은 "미국에서 새로운 기득권이 만들어지려면 옛 기득권은 몰락해야 한다"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은둔의 거대 세력은 더 이상 영미의 기득권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를 앞세운 세력은 워싱턴 정치판을 뒤엎길 원한다"며 "그들은 다국적 세계질서 위에 형성된 새로운 판에서 기득권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차일드 = 국제적 금융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유대계 금융재벌 가문이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 주요 국가들의 공채 발행과 왕가·귀족들의 자산 관리를 맡아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철도와 석유산업의 발달을 주도하며 유럽의 정치와 경제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세기를 사실상 지배했던 로스차일드이지만 분석가들은 미국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20세기와 21세기를 지배하는 데엔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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