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기업의 비밀│⑪ 브이원텍

최고 기술(압흔검사장비)로 중국시장 64% 점유

2016-12-01 10:19:04 게재

매출액 15% 매년 연구개발 투자 … 5년간 평균 15.2%씩 성장, 내년 상장 추진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 LG전자에 입사해 생산기술센터에서 근무했다. '창업' 열정에 이끌려 3년 만에 LG전자를 떠났다. 1인 창업자로 가장 자신있던 소프트웨어(SW)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치 않았다. 잠시 창업을 내려 놓았다.

김선중 브이원텍 대표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중소기업에 입사해 SW개발자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회사와 개발 방향을 두고 생각이 달랐다. 또다시 창업 열정이 꿈틀 거렸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다.

2006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성남시 수내역 오피스텔에 회사를 차렸다. 두 번째 창업 도전이다. LG전자를 나온 지 10년만에 창업의 꿈을 이룬 것이다. 밤새워 SW개발에 매달렸다. 창업기업으로 인지도와 영업력이 부족한 탓에 개발한 SW는 장비회사를 통해 판매했다.

업계에서 다양한 검사장비 SW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SW개발만으로 회사성장의 한계를 느껴 장비개발에 뛰어들었다. 2013년 액정영상표현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압흔검사기를 개발했다.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단숨에 중국시장을 장악했다.

세계경기 불황기에도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2012년 7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6년 2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5.2%씩 고속 성장했다. 회사 설립 10년만인 내년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지역에서 미래의 1조 클럽으로 주목받는 브이원텍과 김선중 대표의 발자취다.

선두주자 일본기업 눌러 = 브이원텍의 주요사업은 LCD와 OLED 검사장비와 운용시스템 개발이다. 특히 압흔검사기 분야에서 중국시장의 64%를 점유하고 있다.

압흔검사기는 LCD와 OLED의 액정패널과 칩 등의 압착 상태를 검사하는 장비다. 최적화된 현미경을 통해 접합상태의 집적회로(IC)를 1미크론(1000분의 1㎜)까지 검사할 수 있다. 이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이다.

현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삼성전자를 비롯해 BOE(중국) AUO(대만) 샤프(일본) 등 유명 글로벌 기업들에 납품하고 있다.

브이원텍의 성장 비결은 원천기술 확보에 있다. 김선중 대표는 "검사장비의 핵심은 SW인데 우리는 알고리즘 자체 개발 등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다. 2006년 압흔검사기 SW를 개발한 브이원텍은 중국기업 수주전에서 일본 T사와 맞붙었다. 당시 일본 테크노스가 세계 선두주자였다. 결과는 후발주자인 브이원텍이 수주했다. 수주전에서 패한 테크노스는 이후 압흔검사기에서 손을 뗐다.

브이원텍은 창업 당시부터 매년 매출액의 15%선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로 브이원텍의 압흔검사기는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는 검사 과정을 통합해 크고 가격이 비싼 기존 장비의 단점을 해결했다. 장비 크기와 검사 시간은 30% 줄이고 가격은 20% 낮춰 경쟁력을 갖췄다.

비싸도 구매하러 온다 = 브이원텍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 값을 받고 소프트웨어와 검사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브이원텍 제품 가격은 경쟁사들보다 10~15% 가량 높다.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상당수 회사들이 제대로 개발하지 않은 채 납품해 낮은 기술력에 실망한 고객이 우리에게 돌아온다. 양질의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이원텍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70% 이상 증가한 2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80% 이상 증가한 65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초까지 납품할 물량도 확보해 내년 매출액은 300억~400억원 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브이원텍은 내년 7월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공개로 들어오는 자금은 생산시설 확충과 인수·합병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를 함께 키워온 직원들과 성장 과실을 나누려고 우리사주조합에 주식을 사전 배정하고 스톡옵션도 부여했다.

브이원텍은 '2025 비전-1, 3, 5, 7, 9'를 세웠다. △1년후 상장 및 회사가치 1000억원 달성 △3년내 중국 머신비전시장 1인자 달성 △5년내 회사가치 5000억원 달성 △7년내 자회사 10개, 회사가치 1조원 달성 △9년후인 2025년 '우리는 브이원 홀딩스의 중역'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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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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