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사, 특검 수사팀장으로

2016-12-02 10:25:00 게재

3년 만에 수사 복귀 … 엘시티 수사 연결에 관심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의 첫번째 수사준비는 윤석열(56·23기) 대전고검 검사의 영입이었다. 1일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특별검사 임명장을 받은 박 특검은 바로 윤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파견해 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독립적 지위에서 수사할 대규모 특검팀의 최초 행보가 윤 검사의 특검팀 합류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윤 검사 개인적으로는 3년 만에 수사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윤 검사는 2014년 1월 대구고검으로 발령이 난 뒤 올해 1월부터는 대전고검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례적으로 두 번 연속 고검 검사로 발령이 난 것은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때문으로 여겨진다.

2013년 4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윤 검사는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됐다.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였다. 윤 검사는 원세훈(65) 전 국정원장의 구속,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주장하면서 검찰 상부와 대립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선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58·16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윤 검사는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2014년 1월 인사에서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복귀'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올해 인사에선 대전고검으로 발령이 나면서 올해 검찰 인사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상부의 눈치를 보지 않았던 강직함 때문에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영입순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당시 수사가 정치적인 편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에 남았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정치권 눈에 들기 위해 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윤 검사의 지난 3년의 이력은 '복수수사'에 대한 우려와 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윤 검사 스스로 정권에 대한 '복수'로 비춰질까봐 특검팀 합류를 고사했다는 얘기도 나왔고, 박 특검도 "윤 검사가 복수수사를 할 사람이면 뽑지 않았다"고 우려를 일축시켰다.

윤 검사의 합류가 의미있는 또다른 부분은 특수수사 경력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풀지 못하고 특검으로 넘어온 가장 중요한 주제가 '뇌물죄' 적용이라는 점에서 윤 검사의 기업수사 이력은 도드라진다.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이라는 고질적인 병폐가 투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게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윤 검사는 2011년 대검 중앙수사 1과장,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을 맡는 등 '특수통'으로 평가된다. 2005~2007년 박 특검이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엔 대검 중수부 연구관실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이어졌던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에서 윤 검사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윤 검사는 2008년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특검팀에 파견을 나간 이력도 있다.

일각에선 부산 엘시티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력의 힘을 동원해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 온 이영복(66·구속기소)씨가 최순실을 통했을 것이란 측면에서다. 이씨와 최씨가 같은 계원인 사실이 드러났고, 엘시티 사건에 친박 실세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검에서 수사를 맡고있는 윤대진(52·25기) 부산지검 2차장과 윤 검사의 막역한 관계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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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기자 ea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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