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셰일가스 올 6월 첫 도입

2017-01-04 11:19:18 게재

국내 소비량의 약 9%

트럼프정부 달래기용

미국 셰일가스가 올 6월 국내에 첫 도입된다.

한국가스공사는 4일 "미국 사빈패스 프로젝트에서 개발하는 셰일가스를 올 6월 국내에 사상 처음 도입할 예정"이라며 "도입규모는 연간 280만톤으로, 우리나라 천연가스 1년 소비량의 약 9%에 이른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미국 사빈패스 프로젝트에서 연간 350만톤을 확보, 280만톤은 국내에 도입하고 나머지 70만톤은 제3국으로 재판매할 계획이다. 사빈패스는 텍사스주와 맞붙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계약은 올해부터 2037년까지 20년간 유효하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도입해왔으나 미국이라는 새로운 도입선을 확보함으로써 도입선이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빈패스 물량은 계약상 도착지 제한도 없어 국내 공급 초과시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다른 국가로 판매도 가능하다"며 "탄력적인 수급관리로 수급안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셰일가스 도입가격은 저유가 장기화로 경쟁력이 상쇄됐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셰일가스 수준으로)인하됐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국내로 들여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성 있는 원유 발굴 및 도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이달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될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후보시절 '미국 최우선 에너지계획'을 통해 미국내 화석연료 개발 및 생산 확대로 '에너지 독립'을 성취하겠다고 밝혀왔다.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규제 철폐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국산 원유와 셰일가스 개발의 증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차기정부의 석유정책'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보호무역, 방위비 분담 등의 압력이 우려된다"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일환으로 미국산 원유의 국내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트럼프정부 출범에 맞춰 "균형있는 대미 교역구조 형성을 위해 셰일가스 등 원자재 도입확대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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