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첫 국제여객선에 '관광상품' 고민

2017-01-13 12:35:08 게재

올 상반기 중국 취항

'충남에서 1박' 목표

올해 상반기 충청권에 첫 중국 국제여객선이 취항할 예정인 가운데 충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제여객선이 들어오는 충남 서산시는 12일 "서산∼룽청항로를 오가는 국제여객선이 올해 상반기 취항할 계획으로 많은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예상되는 만큼 고품질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산시는 개심사,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등 문화유적과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 등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활용한 시티투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충남도도 기대감을 나타낸다. 도 관계자는 "첫 중국 국제여객선 취항에 따라 관문항이 있는 서산·태안뿐 아니라 백제문화유산이 있는 공주·부여, 머드축제 등이 열리는 보령, 쇼핑을 할 수 있는 천안·아산 등을 아우르는 관광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그동안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중국여객선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중국 산둥성에서 충남 서산 대산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노트 기준으로 불과 5시간. 10시간이 훌쩍 넘는 타 지역에 비해 가장 가깝다. 하지만 2010년 합의 이후 해운경기 불황, 터미널 건립, 세월호 사고, 선종 변경 등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 했다. 결국 최근 서산시와 관련 사업자들이 모여 올해 상반기 첫 취항을 결정했다.

일주일 왕복 3회 운항할 예정인 여객선은 올 때마다 1000여명의 관광객을 싣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주 중국 관광객이 최대 3000명 방문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칫 기대감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인근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오래전부터 여객선을 운항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고 있지만 대부분 관광버스 등을 타고 쇼핑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지역에 묶어놓는데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충남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안면도 개발, 해저터널 건설 등 이와 관련한 각종 대형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진행형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시작하는 단계라 모든 게 열악한 게 사실"이라며 "충남도는 물론 인근 시·군과 협조체계를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제주도에 비해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면서도 "사드 등 걸림돌이 많지만 중국 내 마케팅 등을 꾸준히 해나가고 관광객들이 최소 우리 충남에서 1박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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