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조용병

2017-01-20 00:00:01 게재

'조직안정과 순리' 신한 문화 반영 … 우리은행장 후보자 6명 압축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신한금융그룹의 세대교체 물결이 거세질 전망이다. 조 행장은 1957년생으로 올해 60세다. 전임자인 한동우 회장이 69세인 점을 고려하면 10년 이상 젊어졌기 때문이다.

조 행장의 회장 선임 가능성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금융권 안팎에서 유력한 설로 나돌았다. 회장 선임에 영향력이 가장 컸던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어느 때보다 '순리대로'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조 행장은 유력한 맞상대였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보다 입사와 나이가 1년이 빠르다. 또 3년 전 신한은행장 선임에서도 한 회장은 두 사람 가운데 조 행장을 선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조 행장이 회장 후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안정성과 순리를 강조하는 신한의 조직문화를 보여준 것"이란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위성호, 사퇴의사 표명 =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19일 조 행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면접과정에서 위 사장이 사퇴의사를 표명하고, 만장일치로 조 행장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조 후보는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춘 인사"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 행장은 1957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장과 리테일부문장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거쳤다. 직원 행복을 강조하며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업무 혁신에도 관심이 많다. 조 행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위성호 사장은 면접 과정에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용병 은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후보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회추위는 전했다.

차기 신한은행장 관심 = 이에 따라 조 행장을 이을 차기 신한은행장에는 위 사장이 유력해 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2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공석이 되는 신한은행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조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 발전을 중요하게 여겼다. 안정적인 것은 순서대로라는 말"이라며 "신한금융에서 회장 다음은 은행장이고 그 다음은 카드, 생명 순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CEO인 위 사장이 차기 행장 가능성이 높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날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누구라고 말은 안 했지만 다음 행장은 누가 적당하다는 의견은 논의 중에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회장직을 두고 경쟁했던 두 사람이 각각 회장과 행장을 맡는 것이 조직통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밖에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은행 부행장을 거친 계열사 대표들이 하마평에 오른다.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현직 CEO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세대교체란 측면에서 김형진·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서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도 거론된다.

이광구, 이동건 등 6명 압축 = 이날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도 10명에서 6명으로 압축됐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19일 오후 회의를 열고 10명의 후보 중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등 6명을 차기 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두 현직 후보자와 함께 김병효 전 우리 프라이빗에쿼티 사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윤상구 전 부행장이 행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임추위는 오는 23일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이르면 설 연휴 전에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는 오는 3월 24일 열리는 우리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임추위는 "기존에 공개했던 은행장 후보자의 자격기준과 외부업체를 통한 후보자 평판조회 결과를 고려해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영화라는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을 이뤄냈고, 경영성적도 좋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행장이 현 정권과 가까웠던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와 상업은행 출신이란 점이 부담이다. 이 행장을 비롯해 전임 이순우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이 계속 행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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