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우편집중국 가보니

끝없이 쌓이는 박스…혹한에도 구슬땀

2017-01-24 10:31:38 게재

평소보다 2배 많아

하루 30만개 처리

설을 열흘 앞둔 18일 서울시 광진구에 자리잡은 동서울우편집중국. 혹한의 한기와 어둠이 짖게 깔린 저녁 8시.
설을 일주일 앞둔 18일 동서울우편집중국 소포계는 밀려드는 소포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혹한의 한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분주했다. 직원이 소포구분기에서 분류된 소포를 이동화물운반대에 쌓고 있다. 사진 남준기 기자


일반적인 직장은 야근하는 사무실을 제외하고 모두 불이 꺼질 시간이지만 이곳은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고 있었다.

서울지역과 경기도 일원에서 우편물을 가져오는 트럭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4층에 자리한 등기통상계. 30여명의 직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우편물을 분류하느라 기자가 다가가도 모를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다.

등기통상계는 소포가 아닌 편지와 등기우편물을 취급한다. 담당하는 지역은 광화문 동대문 강남 등 서울 10개 우체국과 하남 양평 등 경기도 4개 우체국이다. 하루 30~40만통의 우편물을 처리한다.

동서울우편집중국 직원들이 우편물과 소포를 발송처에 따라 정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등기우편물을 분류하는 모습. 도착소포를 분류기로 옮기는 모습. 소포가 분류기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 사진 남준기 기자


각 우체국에서 들어온 우편물을 규격이나 비규격, 보통과 특급 형태로 분류한 뒤 발송할 각 우체국 함으로 분류해 넣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는 체결간소화시스템을 이용해 각 우체국별로 정리 된다. 앞선 분류과정에서 우편물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한 뒤 음성으로 최종 행선지 우체국 이름을 음성으로 불러준다.

체결간소화시스템 앞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 소리를 듣고 각 우체국 함에 우편물을 집어넣는다. 소리만 듣고 100여개의 함에 우편물을 집어넣는 손놀림이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요금고지서 등 규격화된 우편물 분류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분류기를 통해 순식간에 이뤄졌다.

수천통의 우편물이 불과 몇 분 사이에 기계속으로 빨려들어가더니 수백개의 우체국 함으로 분류되어 나왔다.

윤영돈 특수통상우편물 팀장은 "관할 구역 우체국에서 들어오는 우편물은 오후 3시와 6시, 지방 우편집중국에서 관할 우체국으로 보낼 우편물은 새벽 2시쯤 도착한다"며 "100여명의 인력이 오후부터 새벽까지 정신없이 일한다"고 말했다.

등기통상계 한층 아래에 잡리잡은 소포계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아직 설 선물 배송이 몰린 때가 아닌데도 바퀴달린 화물운반대(파레트)를 끌고 가는 직원, 3미터 높이의 파레트를 들고 움직이는 지게차, 고속으로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식 소포분류기 등이 거대한 공간을 가득 채운 채 숨가쁘게 움직였다.

김선태 소포계장은 "이동화물운반대에 가득 채우면 그 무게가 1톤에 육박한다"며 "안전화를 신고 일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부상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동서울우편집중국 소포계는 평소에 하루 15만~16만개의 소포를 처리한다. 하지만 설이나 추석을 앞둔 일주일동안에는 이 물량이 배로 급증해 28만~30만개를 처리한다. 담당하는 지역은 광화문 강남 송파 등 서울지역 8개 우체국과 하남 양평 등 경기 3개 우체국이다.

동서울우편집중국에 설치된 소포구분기는 국내 우체국에 설치된 장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각 우체국에서 들어온 소포가 10개의 투입구를 통해 소포구분기로 올라가면 벨트를 타고 자동으로 이동해 100곳의 발송지 출구로 떨어진다.

소포구분기는 24시간 돌아가지만 실제 분류가 이뤄지는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새벽 9시까지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김기덕)는 16부터 26일까지 11일간 '설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체계을 유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설 우편물이 약 1250만개(하루 평균 약 113만개, 평소의 1.3배)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원활한 처리를 위해 하루평균 2400여명의 추가인력과 2170여대의 차량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토요일뿐만 아니라 일요일에도 배달하며 설 우편물을 처리하고 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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