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기업은 물론 스포츠선수까지 반발

2017-01-31 11:03:51 게재

트럼프 반이민정책에 워싱턴주 법무장관도 반발 "트럼프 상대 소송제기" … 뉴욕증시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이 부른 역풍이 미국 내부와 글로벌 사회를 가리지 않고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워싱턴 주가 소송을 제기할 의사를 밝히는 가하면 직업외교관, 기업들의 반발은 물론 스포츠 선수들까지 나서서 부당성을 주장할 만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밥 퍼거슨 미국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무슬림 7개국 출신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행정명령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퍼거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송이) 성공한다면 대통령의 불법적인 행동을 무효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발해 법적 조치를 공표한 연방 주는 워싱턴주가 처음이다.

워싱턴주는 트럼프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금지 가처분(잠정금지명령)도 함께 신청한다.

퍼거슨은 전날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반 미국적이고 불법적'이라는 성명을 낸 16명의 주 법무장관 중 한 명이다. 법무장관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 위반이자 불법적"이라며 "결국 법원들에 의해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장은 스포츠계에도 미치고 있다. USA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사무국은 국무부에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과 설명을 요구했다.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프로농구 선수들도 포함되는지 불확실하다며 NBA가 국무부에 회신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포워드 루올 뎅(32)과 밀워키 벅스의 루키 손 메이커(20)가 수단(현재 남수단) 출신이다. 남수단도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해당되는 국가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뎅은 영국 시민권을 가진 이중 국적자이고, 메이커도 호주와 남수단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커는 지난 2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올 때 호주 여권을 제출했다.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이란이 미국 시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이란 프로농구 리그에서 뛰는 조지프 존스와 J.P 프린스는 이란에 들어가지 못하고 두바이에 체류 중이다.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마이클 브래들리(30)는 트위터에 '반 이민 행정명령'을 겨냥해 "슬프고 당황스럽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외교관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백악관과 정면충돌하는 양상까지 빚어졌다. A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미 외교관 등은 행정명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연판장을 회람하고 있으며, 국무부에 정식으로 '반대 문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주말 회람이 시작된 이 반대 문서 초안에 서명한 외교관들은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국무부 본부 직원부터 재외공관 주재 외교관까지 중·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수백 명 이상의 외교관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으며, 문서가 이르면 30일 국무부에 정식 제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교관들이 회람한 초안은 "동맹을 따돌림으로써 미 정부는 소중한 정보와 대테러 자원에 대한 접근을 잃게 될 것"이고 "외국 테러리스트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할 것이라는 행정명령의 목적은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러한 반발 움직임에 "행정명령을 따르든지 나가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의 빌 포드 회장과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 이민 행정명령'이 포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대조된다"고 비판했다.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도 가세했다. 리프트 공동 창업자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같은 행위에 맞서 싸울 것이며 우리 사회의 가치들을 위협하는 것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전전하는 우버 기사들에게 급료 3개월 치를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구글은 400만달러(약 47억원) 규모의 지금을 조성해 이민자와 난민구호단체에 기부하기로 했고,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향후 5년간 전 세계에서 난민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은 직원들을 위해 소송 지원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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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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