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학생 10만 시대, 언어소통교육은

"중도입국 외국인학생도 한국사회 인재"

2017-02-02 10:37:11 게재

한국외대 장학재단·서울교육청 교육부 협약

다문화 학생과 중도입국 학생에 대한 맞춤형 언어교육 지원사업이 강화된다. 한국 다문화가정 학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4월 기준 10만여명에 달했다. 중도입국과 외국인가정 초중고생도 2만52명으로 전년대비 38.9%나 증가했다. 중도입국 학생은 전체 다문화학생 중 20.2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예비학교를 운영하며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문화 수업중인 서울 광희초등학교. 사진 교육부 제공


1일 한국외국어대학과 장학재단, 서울시교육청, 교육부가 다문화 중도입국학생 언어교육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보다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우선 다양한 국가의 언어소통이 가능한 한국외대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외대 학생들은 멘토로, 한국장학재단은 멘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업무협약에 나선 4개 기관은 "중도입국 외국인가정 자녀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통해 한국사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은 업무협약에서 "한국외대가 보유한 45개국 언어소통이 가능한 물적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멘토-멘티'구성 지원사업의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식 부총리가 다문화 수어중인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올해 한국외대를 중심으로 서울지역에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한 후 전국 대학 외국어문 계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중도입국한 학생(멘티)이 모국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맞춤형'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도 "중도입국·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사회 구성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기능적 집행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도입국학생, '언어소통'이 가장 불편 = '중도입국 멘토링 사업'은 한국인과 결혼하거나, 본국에서 출생한 자녀, 외국인 가정, 국제결혼 후 청소년기에 입국한 자녀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들 중도입국 자녀들은 학교생활에서 언어소통을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이어 문화와 진로고민 등이 한국생활 적응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이준식 사회부총리와 간담회를 갖은 교원들은 "의사전달, 소통 등의 문제로 학습과 학교생활 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견을 제시했다.

중도입국학생 대상 모국어 멘토링 업무협약식


교육부가 실시한 '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 정주여건이 불안정한 경우 학교적응력은 76.0%에 불과해 학업지속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서와 진로분야에서도 정체성 혼란이나 무기력 등 22% 이상이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진로문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와 체험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재 교육부는 다문화 예비학교를 운영 중이다. 중도입국학생과 외국인가정학생을 대상으로 일반학교 합류 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충분히 제공한다는 취지다. 예비학교는 지난해 124학급에서 올해 160학급으로 확대한다.

예비학교에서는 한국어 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 조기에 언어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교재는 국립국어원이 지원하는 6종 표준교재를 초중고별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중 '글로벌 브릿지 사업'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잠재 능력 개발과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추진한다.

수학·과학, 글로벌리더십, 언어, 예체능 4개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학기 및 방학 기간 중에 방학캠프나 대학 영재교육원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온라인 교육도 제공한다. 다문화 학생 지도와 관련 교원 역량 강화 사업도 펼친다. 기초·심화, 각종 직무·자격 연수 등 시도교육연수원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다문화 학생 10만명 시대를 맞아 국민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도입국이나 외국인가정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본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사회의 소중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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